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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이우찬-백승현, 어렵게 얻은 기회 잡았다
입력 2019-05-12 16:53  | 수정 2019-05-13 08:53
LG 이우찬은 1078일 만에 선발 등판 경기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어렵게 찾아온 기회였다. 그토록 갈망했던 경기였다. ‘백업이었다. 그렇지만 준비한 걸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신분이었다.
LG는 12일 KBO리그 잠실 한화전의 선발 출전 명단에 일부 변화를 줬다. 선발투수는 배재준이 아니라 이우찬이었다. 4,5선발이 계속 약점으로 노출되자 불펜 자원 이우찬을 첫 번째 투수로 내세웠다. 보직을 아예 바꾼 건 아니었다. 임시방편이었다.
이우찬의 선발 등판은 2016년 5월 29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78일 만이었다. 이우찬은 그 경기를 잊을 수 없다. 프로 데뷔전이었다. 게다가 0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유격수도 오지환이 아니었다. 전 경기(40)를 뛰고 있는 오지환의 체력 관리를 위해 백승현이 투입됐다.
백승현의 KBO리그 통산 15번째 경기로 2018년 5월 30일 사직 롯데전 이후 1년 만에 뛰는 1군 경기였다. 백승현은 프로 통산 타율이 0.226였다. 안타는 7개. 장타는 하나였다.
그러나 예전의 이우찬, 백승현이 아니었다. 이우찬의 호투와 백승현의 장타가 LG의 시즌 24승째(17패)를 이끌었다.
이우찬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5이닝 동안 피안타가 하나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 146km의 속구(47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0개), 커브(12개)를 섞어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큰 위기조차 없었다. 4회 오선진의 안타와 김태균의 볼넷으로 2사 1,2루가 됐으나 이성열을 8구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투구수는 79개. 효율적인 투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9.5%였다.
안정된 수비를 펼치던 백승현도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렸다.
LG는 초반부터 한화 선발투수 김범수를 흔들고도 대량 득점에 실패했다. 1,2회 2사 만루 기회가 있었으나 각각 이형종과 조셉은 적시타를 치지 못했다.
LG에게는 꽤 답답한 경기였다. 1-0의 1점차 리드는 불안했다. 추가점이 필요했다. 그때 백승현의 배트가 반응했다.
백승현은 4회 선두타자로 나가 김범수의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외야 좌측으로 날아간 타구에 백승현은 2루까지 달려갔다. 시즌 첫 안타를 통산 2호 2루타로 기록했다.
LG 백승현이 12일 KBO리그 잠실 한화전에서 4회말 2루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정주현의 적시타로 백승현이 홈을 밟으면서 LG는 1-0에서 2-0으로 달아났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백승현은 정주현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추가 득점을 올렸다. 1-0과 2-0은 달랐다. 여유가 생긴 LG는 7회 1사 만루 위기를 탈출하며 한화와 잠실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한화와 시즌 전적은 3승 3패다. 이우찬은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데뷔 첫 승리투수가 됐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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