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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때도 잘쳤지" 허들이 기억하는 게레로 Jr [현장스케치]
입력 2019-05-01 08:42  | 수정 2019-05-01 08:44
게레로 주니어는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은 그와 관련된 추억 하나를 꺼냈다.
허들은 1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감독실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게레로 주니어 얘기가 나오자 책상을 탁 치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전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텍사스 레인저스 타격코치로 있었던 2010년의 일이다. 당시 허들은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한 팀이었고, 미래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게레로의 개인 훈련을 함께 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게레로는 정규 훈련 시간외에는 거의 타격 훈련을 하지 않았다. 일찍 와서 따로 타격 연습을 하는 경우도 없었고, 비디오도 잘 안봤다. 타격이 잘 안 될 때는 나한테 와서 '내 타격 비디오를 보고 타격 장면을 캡처를 해서 잘 맞을 때와 안 맞을 때를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을 뽑아달라'고 하는 정도였다"는 것이 허들의 설명.
그러던 도중, 마침내 기회가 왔다. 8월의 어느 금요일 밤 게레로는 경기가 끝난 뒤 허들에게 "내일 두 시에 배팅케이지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준비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허들은 다음 날 30분 먼저 나와 정성스럽게 세팅을 다 해놨다. 그런데 게레로가 타격 훈련을 부탁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당시 열 살이었던 게레로 주니어를 데려온 그는 "우리 아들인데 타격하는 모습좀 봐달라"는 말을 남기고 훈련장을 떠났다.
허들은 결국 열 살짜리 게레로 주니어와 30분간 타격 연습을 함께해야했다. 아버지 게레로를 "재능 있고 겸손하며 강하고 위험한 타자"로 기억하고 있는 허들은 아들 게레로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그는 "보통의 열 살짜리 아이들은 아니었다. 정말 공을 강하게 때렸다"며 게레로 주니어를 추억했다.
허들 감독뿐만 아니라 피츠버그 선수단에게 이번 시리즈는 추억할 거리가 많은 시리즈다. 구단 특별 보좌 역할로 있는 제프 배니스터는 텍사스에서 감독을 했고, 키오네 켈라는 텍사스에서 이적해왔다. 주전 1루수 조시 벨은 구장에서 가까운 어빙이 고향이고 선발 투수 제임슨 타이욘은 텍사스주 더 우드랜즈가 고향이다.
허들은 "나는 일단 벨에 집중했고, 그다음은 타이욘, 그리고 키오네의 컴백, 배니(배니스터의 애칭) 그리고 9년전 내가 이 팀에 있었던 사실을 기억했다"며 추억에 대해 말했다. 2010년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던 그는 "재밌는 시즌이었다.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 신선한 출발이었다"며 텍사스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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