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잡아라 잡(JOB)] 연극배우에서 유튜버까지 `종횡무진`…수상한 변호사 정체는
입력 2019-04-29 09:16  | 수정 2019-04-29 11:19

연극배우, 경제금융학, 투자은행 컨설팅, 법률사무소, 노무사, 심리센터장, 유투버와 힙합 랩퍼. 언뜻 공통점을 찾기 힘든 조합이지만 이를 한데 묶어주는 이가 있다. 경험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면서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란 하루'를 보내는 강성신 법무법인 해내 대표 변호사(35·변호사시험 6회· 사진)가 걸어온 길이다.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해내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날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기존에 없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중이었다.
강 변호사는 "사람이 본인의 삶을 개척하고 만들어갈때 경험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꿈을 찾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쌓자'라는 가치관을 세워 변호사 활동을 하는데 자양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학외활동으로 연극무대를 섰던 그는 관객들 앞에 서고 호흡했던 경험을 살려 변호인으로서 재판에 설 수 있는 자양분을 길렀다. 경제금융학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입사한 홍콩 투자은행 근무 당시 인도에서 부당한 노동법적 사건을 직접 겪은 후 사회 안전망의 필요성을 몸으로 느꼈다. 미국계 영화제작사인 '위너브라더스'에서 입사 확정 후에 강제 고용취소를 겪으면서 노동법에 관심이 생겼고 법 지식이 전무한 이들이 겪는 억울함에 대해 공감하면서 공인 노무사와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 법인 법무팀, 법무법인 광장 해외투자팀·기업자문팀 등을 거치면서 변호사로서 경험치를 키운 것도 이 시기다. 해외 근무 이력과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무엇'을 해야할 지 '어떤 것'이 우선수위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는 5명의 젊은 변호사들이 힘을 합한 법무법인 해내에 합류해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여기서도 해외 투자은행과 로펌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서 ICO(암호화폐공개)와 관련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 해외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강 변호사는 "시대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바뀔수 밖에 없다"면서 "기술이 진보하면서 새로운 사회 현상이 나타나고 그에 따른 문제들도 발생하기 때문에 변호사 역시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회현상이기 때문에 관련한 현행 법이 없는 상황 속에서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도 하고 다양한 법적 인과관계를 고민하면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요새 소프트웨어(프로그램)와 법무적인(콘텐츠) 것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기술과 법률을 어떻게 융합해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법을 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조두순 사건'이나 '헬스장 PT 환불 방법' 등 사회적인 이슈나 일상 속 법률 자문 등을 담아 유튜브를 통해 법률 상식을 알리는 것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또한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법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단순히 법조인으로 법률에만 그의 영역을 한정시키진 않는다. 의뢰를 맡고 소송을 대리해주는 것을 넘어 의뢰인들의 사연을 공감하고 사건을 진행하면서 그 와중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상처를 받은 마음까지 치유하기 위해 심리센터를 운영한다.
강 변호사는 "처음에는 왜 개업 변호사가 심리센터를 운영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까지 한 것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던졌으나 몇번의 송사를 진행하면서 사실 의뢰인들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 마음의 상처를 겪고 소송 후에 힘들어 하는 경우를 이따금 보게됐다"라면서 "법률적 자문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의뢰인들의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주고 진정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해 말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 변호사는 업무 외에도 근로기준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법철학 등에 관한 주제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하고 관련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최종 꿈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지난 8월 국회에서 개최된 '2018 가습기살균제피해자대회'에 참가해 진행을 맡았다. 현재는 매달 가습기살균제피해자 네트워크에서 자문변호사 및 1인 시위를 하고 기업 강연에도 나서며 다양한 노사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는 "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아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더불어 사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인권문제를 비롯해 노동, 경제 등 여러 현안과 얽힌 노사관계를 해결하고 조정하는 전문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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