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 노량진수산시장 5차 강제집행…"노량진시장은 서울시민의 시장"
입력 2019-04-25 15:1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에 있는 구(舊)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5차 강제집행이 25일 오전 10시 10분께 시작됐다. 상인들과 법원 집행인력 1000여명이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시장에는 '함께살자 노량진 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 소속 구시장 상인 등 1000여명이 모였다. 팔짱을 끼고 시장 입구를 막아선 이들은 "죽기야 하겠냐"며 "여기서 무너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버텨야 한다"고 맞섰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는 법원 5개 부서에서 집행관 200여명이 파견됐다. 수협 측에서도 직원 100여명이 나와 집행 상황을 지켜봤다. 양측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경찰 경비인력은 350여명이 나왔다.
노량진 구 수산시장 강제집행은 노량진 시장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구시장과 수협 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아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는 구시장 건물 노후화 등을 배경으로 2005년 시작된 정책 사업이다. 구시장 일부 상인들이 협소한 공간과 비싼 임대료, 신시장 운영 등을 문제 삼아 이전을 거부하면서 2015년부터 수협과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수협 측은 2017년 4월과 지난해 7월·9월·10월 등 네 차례의 강제집행 실시가 무산되자 11월 구시장 전역에 단전·단수 조처를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지난 2월에는 시장의 차량 통행로를 막고 출입구를 폐쇄하기도 했다.
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구시장 단전·단수 조치 후 신시장 입주기회를 부여했지만, 상인 약 119명이 불법적으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구시장은 더는 수산물을 판매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이번 명도집행을 통해 식품위생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윤헌주 시민대책위원장은 "노량진 시장은 서울시민의 시장"이라며 "우리는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노량진으로 태어나기 위해, 현대화 사업이 잘못됐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곳은 서울시가 개설하고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시장이고 강제집행으로 폐쇄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재개발 사업, 현대화 사업에서 쫓겨나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가치를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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