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닭고기 많이 드세요"…위암위험 낮아져
입력 2019-04-25 11:04 

닭고기와 같은 백색육을 많이 먹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반면 쇠고기, 돼지고기 등 적색육과 베이컨, 소시지 등 가공육의 지나친 섭취는 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지난해 11월까지 각종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43편을 분석한 결과 고기 섭취와 위암 발생 사이에 이같은 연관성을 관찰했다고 25일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적색육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은 가장 적은 집단에 비해 위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41% 높았다. 가공육의 경우 그 차이는 57%까지 벌어졌다. 반면 백색육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적게 먹는 사람들보다 위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20% 줄었다.
박상민 교수는 "백색육이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좋은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메타분석 연구"라면서도 "백색육을 포함한 육류섭취와 위암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처럼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가 추가로 진행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섭취량에 따른 분석도 있었다. 매일 가공육을 50g씩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도가 72%나 높았다. 적색육을 100g씩 먹는 사람도 아예 먹지 않는 사람보다 26% 높았다.
연구팀은 적색육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기보다는 과도한 섭취가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실은 선행 연구들에 의해 규명된 바 있다.
적색육에 들어있는 철분 성분 '햄철'이 발암성 물질인 니트로소화합물 생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위암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공육의 경우 고온 조리과정에서 헤테로사이클릭아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의 유해물질이 생성되면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서영준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고기를 먹을 때 배추, 상추 등을 곁들여 먹으면 발암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해독화효소'가 많이 생긴다"며 "야채를 듬뿍 곁들이고, 삶거나 끓여 먹는 등 전통적 고기 섭취 습관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 가공육과 적색육을 각각 1군, 2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단 우리 국민의 적색육과 가공육 섭취량은 하루 평균 79.8g으로 100g 넘게 먹는 미국과 유럽보다는 적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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