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 스마트폰 생산라인 베트남行…"사업구조 효율화 목적"
입력 2019-04-25 07:33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사진제공 = LG전자]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연내 중단하고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긴다. 좀처럼 적자폭이 개선되지 않자 사업구조 효율화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6월부터 경기도 평택 공장 스마트폰 물량을 차츰 줄여가면서 연내 가동을 중단한다. 평택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생산은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이 맡는다.
평택공장은 컨트롤 타워 역할로만 남는다. 그간 평택공장은 스마트폰 생산은 물론 스마트폰 품질과 양산성을 검증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다. 생산라인이 베트남으로 옮겨지면서 평택공장은 기존의 역할인 품질 검증과 연구개발(R&D) 등의 핵심기능만 유지한다.
LG전자는 한국, 중국 연태·청도, 브라질, 베트남, 인도 등 6개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평택공장의 생산물량은 10~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근무인력은 약 2000명에 달한다.

생산라인이 이전하면 일부 인력 감축은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인력들은 사업본부 재배치를 통해 가전·전장 등의 국내 다른 사업장으로 이동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가 평택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원가절감' 때문이다. LG전자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자동화 공정이 덜 진행된 국내 공장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누적적자가 3조원에 육박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건비 문제가 가장 먼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 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베트남 최저임금 기준 월급은 418만동이다. 한국돈으로 20만6000원 정도다.
뿐만 아니라 정부지원 및 세제우대 혜택을 볼 수 있는 베트남은 사업환경도 한몫한다는 평가다. 또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 한국보다 유리하고 현지의 LG 계열사들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세제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는 베트남이 LG전자가 생산 거점을 옮기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며 "통관비용이나 물류·창고비용 등을 고려하면 비용절감 차원에서 한국보다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하이퐁에는 LG 계열사 공장이 모여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어 최적의 위치라고 판단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평택공장 생산라인 이전은 부진한 사업부 실적과 결을 같이 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손실만 약 3조원에 이르며 2016년 4분기에는 역대 최대 영업손실 46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로 반등을 노리는가 했지만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또 바닥을 쳤다. 작년 MC사업본부는 국내 약 200만대, 세계 약 4000만대의 판매량에 그치며 79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타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된 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
올해 1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증권사에서는 MC사업본부가 올해 1분기 1900억원에서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아울러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전자가 이번 생산라인 이전을 통해 사업구조 효율화, 라인업 정비 등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평택 생산라인 이전은 스마트폰 사업이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사업구조 효율화의 일환"이라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어떻게 잘 이겨내 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 = 김승한 기자]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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