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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크게 될 놈` 김해숙 "이 세상 모든 `엄마` 연기하고파"
입력 2019-04-25 07:01 
`국민 엄마` 김해숙은 영화 `크게 될 놈`을 통해 또 다른 엄마를 보여준다. 김해숙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공|준앤아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국민 엄마로 불리는 배우 김해숙(63)이 이번엔 까막눈 엄마 순옥으로 돌아왔다. 감기 기운에도 영화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김해숙에게 그가 그린 또 다른 얼굴의 ‘엄마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은 전라남도 섬마을에 사는 엄마 순옥(김해숙 분)과 사고뭉치 아들 기강(손호준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해숙은 ‘크게 될 놈에 출연한 이유로 자신의 어머니”를 꼽았다. 그는 저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지금은 엄마다. 엄마가 계실 때는 몰랐는데 영화를 할 때가 엄마 가신 지 2년 됐을 때였다. 시나리오 읽고 엄마의 편지를 보고 엄청 울었다. 어머니가 저에게 보내주신 편지 같았다”고 고백했다.
뻔한 소재라고 하지만, 힘들고 복잡한 세상에서 작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여러분들이 보고 작게나마 힐링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장 쉬운 게 어려울 수 있죠. 잊히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뻔하고 흔하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게 부모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엄마 캐릭터가 모두 똑같다고 말하겠지만, 김해숙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가장 쉬운 게 가장 어렵다. 제가 많이 한 역할이고, 같은 어머니라서 매번 힘들다.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연기하고 싶다”며 어머니는 똑같지만 각자 사연이 다르지 않나. 인생이 다르다. 분명 같은 엄마는 없다. 순옥이도 엄마고, 엄마의 사랑은 똑같지만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해숙은 순옥이는 어떤 엄마일까 연구하고 빠져들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면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고 마음으로 하다보면 캐릭터가 완성된다”고 털어놨다.
김해숙은 `크게 될 놈`의 엄마 순옥을 연기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고 고백했다. 제공|준앤아이

김해숙은 강지은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순옥을 그려나갔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엔 대사도 더 강하면 어떨까 하시더라. 저는 강한 엄마지만 속으로 삭히면서 강함을 안 내보이다가 아들을 위해 그 강함이 밖으로 나온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큰 차이보다 작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비슷하지만 다른, 어머니의 모습을 찾아내고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베테랑 연기자지만, 비슷한 연기가 될까 고민되기도 했단다. 그는 모든 사람의 성격과 환경이 다르듯이 분명히 각자의 곳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고 자식을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런 점들이 가장 쉬우면서 어렵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저도 점점 두려워진다. 엄마가 늘어날수록 비슷해지면 어떨까 그런 두려움이 컸다”며 다른 걸 캐치하는 것이 힘들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은 다리 다치고 한 달 후에 들어간 거였어요. 뼈가 붙지도 않은 채 깁스를 하고 촬영했죠. 힘들어서 울기도 하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니까 연기가 답답하고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촬영 장소가 전라도 끝이라서 너무 고통스러웠죠. 촬영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제가 무남독녀인데, 절 위해 살다 가신 분이에요. 글씨 배우는 것도, 속으로 삼키는 것도 저희 어머님 모습이 많이 떠올랐어요. 영화에서 나오는 편지를 보고도 많이 울었고요. 어머니가 저에게 보낸 편지가 아닐까 했어요.”
김해숙이 `크게 될 놈`에서 호흡을 맞춘 손호준을 칭찬했다. 제공|준앤아이

극 중에서 아들로 나온 손호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해숙은 연습 때 만났는데, 그동안 한 번도 같이 해본 적이 없는 배우였다. 괜찮게 생각했던 후배 중 하나인데, 한다고 해서 좋았다”며 제 생각과 변함없이 사람이 괜찮더라. 영화에서 많이 부딪치지 못한다. 호흡 맞추는데 지장은 없었다. 열정 많은 배우였다,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해숙은 어느 현장이든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서로 즐겁게 작업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그는 어차피 일하는데 힘들고 굉장히 힘든 작업 속인데 그 안에서 즐겁게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요. 저도 저보다 어른이 있으면 힘들어요. 어린 배우는 어떻겠어요. 제가 다가가야죠. 스태프들에게도 그렇고요. 스스로 스트레스받는 걸 싫어해요. 그래서 즐겁게 일하려고 해요. 안 좋은 점도 있죠. 제가 맨날 웃으니까 웃지 않고 무슨 말을 하면 화났나 생각하더라고요. 기운이 없어서 그럴 때도 있는데, 나이 든 사람이 힘들어하면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되도록 즐겁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요. 어렵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죠.”(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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