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운맛 단계 표시 `스코빌지수` 가장 높은 라면은?
입력 2019-04-24 17:05  | 수정 2019-04-24 17:05
최근 유튜버와 BJ가 진행하는 매운 음식 먹방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 출처 = `영국남자` 유튜브 캡처]

'매운 맛을 나타내는 지수가 있다고?'
최근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매운 맛의 단계를 표시하는 '스코빌 지수(Scoville heat unit:SHU)'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라면의 포장지 뒷면에 표기된 스코빌 지수는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다. 1912년 미국의 약사 윌버 스코빌이 어떤 고추가 매운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만들었다.
당시 스코빌을 포함한 실험단은 고추 추출물을 물에 타 직접 맛보면서 스코빌 지수를 측정했다. 실험 인원 중 다섯 명이 동시에 매운 맛을 느끼지 않으려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한지를 측정한 것. '전혀 맵지 않다'고 느낄 때까지 물을 타서 마셨다. 즉 스코빌 지수가 높을수록 매운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더 많은 물이 필요한 셈이다. 최근에는 HPLC(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예전보다 더 간단하게 캡사이신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고추의 스코빌 지수를 살펴보면, 캡사이신이 들어있지 않은 피망은 스코빌 지수가 0이다. 우리나라의 청양고추는 4000~1만 SHU, 멕시코산으로 육질이 두꺼우며 아삭아삭한 식감을 주는 할라피뇨는 2500~1만 SHU, 태국 고추는 5만~10만 SHU, 지난 2013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캐롤라이나 리퍼'(120만~210만 SHU)의 기록을 깬 '페퍼X'는 무려 318만 SHU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우리가 즐겨먹는 라면은 어떨까.

라면 업체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된 '핵불닭볶음면 미니'는 1만2000 SHU로 '국내에서 가장 매운 라면' 으로 기록됐다.이어 핵불닭볶음면(1만 SHU), 팔도 틈새라면 빨계떡(9413 SHU)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오랫동안 매운 맛으로 사랑받아온 오뚜기 열라면이 5013 SHU, 농심 짜왕 매운맛이 5000 SHU로 그 뒤를 이었다. 대표적인 매운 라면인 '불닭볶음면'은 4404 SHU로 톱5 안에 들지 못했다. 라면의 최고 베스트셀러인 농심 신라면은 2700 SHU다.
하지만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위 점막을 자극해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유발하는 등 위장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의 경우 매운 음식 섭취 횟수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에 따르면 캡사이신 자체가 암을 유발하는 요소는 없으나, 이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암 발생률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 김 교수는 "캡사이신에는 항암, 통증완화 등 유용한 성분이 많아 고추를 적당하게 먹으면 좋다"면서도 "지나치게 매운 고추는 피하고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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