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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키운다? 1군 쓴맛 경험한 ‘슈퍼루키’ 서준원-원태인
입력 2019-04-01 07:02  | 수정 2019-04-01 07:04
롯데 자이언츠 신인투수 서준원(사진)이 지난 주말 1군 등판서 단맛 쓴맛을 모두 맛봤다. 30일은 최고의 결과를 냈지만 31일은 1군 무대 혼쭐이 났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강하게 키운다, 신인 투수들의 깜짝 호투가 리그를 달구는 가운데 사령탑들의 강한(?) 육성 의지도 덩달아 화제다. 잠재능력에 대한 기대치가 엿보인다.
지난 30일 대구삼성 라이온즈 파크. 두산에 패한 삼성의 패전투수는 2019 1차 지명 신인 원태인이다. 원태인은 팀이 2-1로 앞선 9회초 선발투수 백정현에 이어 등판, 1이닝을 책임졌지만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선두타자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허용한 원태인은 이어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위기의 순간. 두산 강타자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으나 이어진 오재일은 피하지 못했다. 오재일에게 큼지막한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세이브 기회는 돌연 패전투수로 바뀌었다. 그래도 원태인은 1이닝을 다 책임졌다.
지난 31일 잠실구장. 9회말, 5-2에서 5-5로 LG에 동점을 허용한 롯데는 10회말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 다음으로 2019 1차 지명 신인 서준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30일 1군 첫 등판서 2이닝 무실점, 센세이션을 일으킨 서준원이었는데 앞서 첫 등판과 달리 이번에는 터프 상황 임무를 부여받았다.
서준원은 이번에도 선두타자 채은성을 범타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30일 삼진을 잡아낸 베테랑 박용택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김용의에게는 볼 4개를 연거푸 던졌다. 첫 등판과 달랐다. 그러자 롯데 벤치가 움직였고 즉각 진명호와 교체됐다. 단, 진명호가 유강남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고 서준원은 패전을 피하지 못했다.
원태인과 서준원. 각각 삼성과 롯데의 1차 지명 신인투수로서 일찌감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잠재력 측면에서 팀 미래 십년을 책임질 투수로 조명되고 있다. 기대만큼의 성장속도로 팀 스프링캠프는 물론, 개막 초반 1군의 부름도 받았고 등판기회까지 얻었다.
삼성 라이온즈 신인투수 원태인(사진)은 30일 대구 두산전서 팀 세이브상황 때 등판했으나 오재일에게 스리런포를 허용하는 등 아쉽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단 1이닝을 끝까지 책임졌다. 사진=MK스포츠 DB
원태인은 26일과 28일 롯데전서 1군 경험을 했고 서준원은 30일 첫 등판해 슈퍼루키로서 능력을 과시했다. 예사롭지 않은 기량을 엿보인 이들은 지난 주말, 예상 밖 터프상황에 올랐고 나란히 1군 무대 쓴맛을 본 것이다.
삼성은 우규민, 장필준 등 기존 마무리자원들이 다소 부진한 상태였고 이에 분위기 반전 및 미래육성을 염두하며 원태인을 기용했다. 롯데는 이미 서준원이 첫 등판서 대형신인에 어울리는 활약을 했기에 믿고 맡긴 측면이 있다.
신인임에도 강하게 키우겠다는 사령탑들의 의지도 반영됐다. 단순 한 경기 결과를 넘어 성장해줘야 할 미래자원이기에 빠르게 딛고 올라서길 바란 측면이 있다. 패전투수가 될 수 있지만 위기를 직접 느끼고 경험한다면 한층 달라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그 과감한 시도는 결과까지 따라오진 못했다. 원태인과 서준원 모두 제대로 쓴맛을 봤다. 물론 두 선수 모두 당당하게 피칭한 그 자체로 수확이 있을 터. 김한수 삼성 감독, 양상문 롯데 감독의 큰 그림이 멀지 않은 미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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