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관장했는데 대장에 구멍…병원 '나 몰라라'
입력 2019-03-21 19:30  | 수정 2019-03-21 20:20
【 앵커멘트 】
수술을 받고 변비가 심해 관장을 했는데 혈변을 쏟아내 검사해보니 장 천공이란 결과나 나왔습니다.
문제는 애초 관장을 했던 병원은 당시 CT를 찍었는데 천공은 없었다며 발뺌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배변도 못할 상황인데 정말 무책임한 거죠.
박자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서울 A병원에서 손가락 인대 파열 수술을 받은 전 모 씨는 이틀 뒤 변비 때문에 관장을 했다가 혈변을 쏟았습니다.

당시 복부 CT검사를 했다는 병원 측은 복막염으로 보인다면서도 황당하게도 항생제가 없으니 상급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습니다.

▶ 인터뷰 : 전 씨 남편
- "관장약을 2번 줬고 몇 시간 후 혈변을. 배는 먹지도 않았는데 계속 불러온 느낌, (A병원은) 복막염이고 항생제 치료를 며칠 하면 된다 해서…."

복통과 발열이 더 심해진 전 씨는 결국 상급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출혈을 동반한 장 천공'이었습니다.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전 씨 가족이 항의하자 병원 측은 "마음대로 하시라"며 맞대응했고, 취재진에겐 천공인 줄 몰랐다며 일관했습니다."

▶ 인터뷰 : A병원 관계자
- "천공 소견이 없다가 어떻게 다른 병원에선 뒤바뀔 수 있어요?"
- "그러니까 저희가 궁금한 게 그거예요."

제때 처치하지 않을 경우 자칫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거나 장애를 갖게 될 수도 있지만 해당 병원 측은 책임이 없다는 태도입니다.

▶ 인터뷰 : 신현호 /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 "대장 천공을 방치했을 땐 항문을 만들어서 평생 달고 살거나 변실금 상태로…. 범발성 복막염, 항문을 새로 만드는 정도까지의 악결과는 피해야."

3년 전 대장 내시경을 받은 한 환자는 출혈성 천공으로 숨졌는데, 당시 항생제 조치만 했던 주치의는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배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통해 배변을 보고 있는 전 씨.

다음 달 2차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언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 jadooly93@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현기혁VJ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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