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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한금융 `토스뱅크 컨소시엄`서 발뺀다
입력 2019-03-21 06:01  | 수정 2019-03-21 09:00
국내 1위 금융그룹 신한금융과 대표 핀테크 서비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간 협업으로 주목받았던 '토스뱅크 컨소시엄'(가칭)에서 신한금융그룹이 발을 뺀다. 20일 금융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달 26~27일 금융위원회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절차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앞서 지난달부터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추진단을 발족해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최근 지분과 자본조달 계획 등에서 협의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선 토스뱅크 대주주로서 최대 지분 34%를 확보할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력에 의문을 제기한 시각도 있었다. 현행법상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원활한 대출 영업을 위해선 최소 자본금 1조원 이상은 확충돼야 한다. 아직 흑자 전환도 하지 못한 비바리퍼블리카가 단시간에 거액의 자금을 인터넷은행이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신한금융이 내부적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인터넷은행 진출 계획을 접은 것은 주요 참여자의 자본조달 계획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제3인터넷은행 인가 전에 신한금융이 불참하면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주주 구성과 자금조달 방안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토스뱅크에는 국내 2대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제공 업체인 카페24,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중소상공인 간편 매출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게다가 토스뱅크에 10% 이상의 자본금을 태울 예정이던 신한금융이 불참하면 참여 업체들 사이에 맺게 될 주주 간 협약, 지분 구성 등도 추가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위해선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한 업체(인터넷은행 주주) 간 협약을 맺어 컨소시엄에서 수행할 역할, 컨소시엄 참여 이유 등을 협약서 형태로 작성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주주 간 협약서 작성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고 구성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빠지면서 당장 자본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는 혁신성을 앞세운 소규모 신생 업체가 많아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소 자본금 250억원으로도 당장 사업을 영위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금리 시장 등 니치마켓을 위주로만 영업한다면 최소 자본금으로도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본력은 곧 원활한 은행 영업과 직결된다.
키움증권이 주축이 된 키움 진영은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뱅크는 키움증권의 모기업인 다우기술이 지분의 3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나서고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11번가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나선다. 이 중 SK텔레콤과 11번가는 같은 대기업집단 소속이라 두 회사의 지분을 합쳐 8%를 넘을 수 없다. 다만 키움뱅크의 약점으로는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최대 2곳을 뽑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는 3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이뤄지며 이후 심사를 거친 뒤 5월 중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동은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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