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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벗고 `바이오` 입은 우리이티아이, "3200억원 규모 식물공장 시장 진출"
입력 2019-03-18 15:19 
종합 부품 기업 우리이티아이는 18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사업 진출과 관련해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우리이티아이 엄태욱 부사장. [사진제공 = 우리이티아이]

종합 전자부품 기업 우리이티아이가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다. 주력 사업이었던 IT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식물공장을 기반으로 한 천연물 소재 시장에 진출한다.
차기현 우리이티아이 대표는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쌓아온 IT사업 LED 기술을 활용해 밀폐형 식물공장을 통한 약용작물 재배하고 핵심성분 추출, 가공하는 천연물 소재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신규 경영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리바이오'로 사명 변경해 본격적인 사업강화에 나선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우리이티아이는 냉음극 형광램프(CCFL)와 발광다이오드(LED)를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출발했으나 LED 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요감소로 인해 2012년 설비를 전량 폐기하고 생산 중단했다. 현재는 잔여 제품재고를 소진 중이다. 지난 2013년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판매업에 집인쇄회로기판(PCB), 도광판(LGP) 등을 사업 추가했다.

차 대표는 "LED 기반 IT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성장 먹거리를 찾아야 했다"면서 "밀폐형 식물공장은 농업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의 일종으로 계열사인 우리이앤엘의 LED기술을 이용한 식물재배 광원 개발에 대한 기술력으로 시장 공략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모회사 조명기업인 우리조명과 함께 식물 생장을 좌우하는 광(빛) 관련 제어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재배 라인에 적용하고 설비 전문기업인 우리에이텍을 통한 제조 설비 자동화를 진행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물공장은 아직 사업 초기화 단계로 지난해 약 3200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반면 세계 시장은 지난 2016년 15억달러에서 매년 23.03%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는 잠재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환경 오염, 인구 증가 등 대규모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며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고유 식물을 이용한 연구와 산업화에 대한 필요성이 날로 커지는 곳이다.
회사는 기존 기술 노하우를 결합해 국내 천연식물을 재배하고 이를 통해 추출한 소재로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천연 의약품 등에 적용, 바이오 소재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지난해 9월부터 안산에 약 330㎡(100평)의 식물공장 연구소에서 5종의 약용 식물을 시험 재배 중이다. 또한 5619㎡(1700평) 규모의 천연물 소재 추출 및 제조, 건강기능식품(완제품) 제조시설을 갖춘 원스톱(one-stop)일괄 생산 체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차 대표는 "식물공장의 핵심기술인 식물재배 광원에 대한 기술력 보유와 원스톱 일괄 생산라인이 타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라며 "이를 통해 원가 절감, 품질 관리의 즉각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이달 말 식품의약처의 제조·품질 관리(GMP) 인증 완료를 받게 되면 바로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초기 시장 진입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주문을 통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으로 첫 선을 보일 계획이다. 단가를 경쟁 회사들보다 약 90~95% 내외로 책정해 가격 면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국내 유수의 대기업은 물론 베트남 대형 유통사와 인도네시아 홈쇼핑 등 판매 거래처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안산, 대전, 양주)와 해외(중국, 베트남, 멕시코)에 보유하고 있는 생산기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초기 투자 비용은 최소화하고 수익성은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향후 LGP사업과 함께 바이오 사업 부문을 양대 축으로 실적 모멘텀을 확보한다. 우리이티아이는 3년 내 바이오부문 5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우리이티아이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 1조 281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신규 해외 법인 초기 투입 비용 증가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로 같은 기간 10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차 대표는 "아직 한국은 밀폐형 식물공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기업이 많지 않다"며 "이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이 소재인 천연물소재를 만들어 고객가치를 높이고 바이오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이티아이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우리바이오' 사명변경 및 신규사업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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