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워커힐 호텔 `직급 폐지`한다…수평적 소통 문화 조성
입력 2019-03-18 13:47  | 수정 2019-03-18 18:18
워커힐호텔 전경 [사진제공 :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워커힐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가 오는 4월 사무직 직급을 전면 개편하면서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하기로 했다. 직급을 떠나 직원들끼리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올 초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성원들의 행복 증진을 위한 '혁신 경영'을 강조하는 가운데 같은 그룹 계열사인 워커힐 역시 적극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1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워커힐은 7단계(사원1,2,3-대리-과장-차장-부장)로 나눠진 사무직 직급을 폐지하기로 했다. 기존 직급 대신 호칭은 팀장 외 모두 '매니저'로 단일화한다. 이에 따라 호텔에 갓 입사한 사원은 물론 10년차 차장도 서로를 '매니저'로 부를 수 있다.
워커힐 관계자는 "오는 4월 중 이같은 직급 폐지를 골자로 직원들의 직급 체계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직 뿐 아니라 객실·식음·조리 등 오퍼레이션 부서에서도 직급 체계를 개편한다. 가령 지배인과 부지배인 혹은 조리장과 부조리장 등의 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워커힐은 현재 내부적으로 의견을 취합해 최종 검토 작업을 거쳐 내달 중에는 새 직급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호텔업계에서 워커힐의 '직급 파괴' 시도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직군이 함께 일하고, 조리나 식음료 쪽에서 경력 위주로 이직이 잦아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한 업계가 바로 호텔 쪽"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급을 폐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평적인 의사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 워커힐 이외에 일부 직급을 폐지해 호칭을 매니저로 부르고 있는 곳은 신라호텔이나 이랜드그룹 계열 호텔 등 소수에 불과하다.
신라호텔의 경우 지난해 사원과 주임을 제외한 선임부터 수석까지의 4개 직급에 대한 호칭을 매니저로 부르고 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 호텔은 사원·주임·대리 등의 직급을 폐지해 이들의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워커힐이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강조한 데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혁신 경영과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올 초 신년사 발표 당시 최 회장은 "구성원의 행복 증진이 곧 사회적 가치"라며 "회사의 내부제도를 관리 위주에서 행복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내 회사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나겠다고 공언하며 실제 '행복토크' 등을 통해 구성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바람에 지주사인 SK(주)는 물론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에 이어 워커힐 역시 임원 외 임직원의 호칭을 단순화하며 발맞춰 나가는 모습이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