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북 부안읍성 당산 돌오리상, 제자리로
입력 2019-03-05 09:42 

솟대 위의 돌오리가 제자리를 찾았다. 돌오리가 사라져 끊겼던 제의는 다시 열릴 수 있을까.
문화재청은 2003년 3월경 전북 부안 동중리에서 도난당한 국가민속문화재 제19호 '부안 동문안 당산(堂山)'의 돌오리상 1점을 회수했다고 5일 밝혔다.
당산은 돌로 만든 솟대를 뜻한다. 돌오리상은 화강석을 거칠게 다듬어 조각한 약 길이 59cm, 높이 20cm 크기의 오리 형상으로, 원래 당산 위에 놓여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도난당해 최근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작년에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해 결국 돌오리상을 회수했다.
당산은 주산인 성황산을 바라보며 놓인 돌오리상과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과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고 쓰인 한 쌍의 장승으로 구성돼 있다. 부안 지역의 민속신앙 대상이었다. 동문안 주민들은 음력 정월 보름날이면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냈고, 농악을 치며 줄다리기를 마친 뒤 당산에 새끼줄을 감아주는 '당산 옷입히기' 풍습을 전해왔다.

동문안 당산제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해마다 지내오던 마을 제의다. 격년으로 지냈으나 돌오리상 도난 이후인 2005년 제의는 끊겼다.
당산은 부안읍성의 동·서·남문 세 곳에 세워져 있다. 특이하게도 이들 당산 위에는 돌오리상이 장식되어 있는 게 부안읍성 당산의 특징이다. 국가민속문화재 제18호인 부안 서문안 당산에는 '1689년 조선 숙종 때 건립됐다'는 명문이 있어 부안 동문안 당산도 같은 해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난당한 문화재들을 이른 시일 안에 회수해 소중한 문화재들이 제자리에서 그 가치에 맞는 보존과 활용이 이루어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반환식은 5일 오전 열린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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