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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눈으로 소처럼 걷는 김경문 감독의 ‘호시우행’ [오키나와 Q&A]
입력 2019-02-28 05:56 
김경문(사진) 야구대표팀 감독이 호시우행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향후 대표팀 운영방안에 대해 천천히 신중하게 접근하면서도 동시에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잃지는 않겠다고 27일 일본 오키나와 국내팀간 연습경기 현장을 찾은 뒤 밝혔다. 사진은 김 감독이 삼성 LG간 연습경기 현장을 찾아 양팀 감독 및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황석조 기자] ‘호시우행, 호랑이의 눈빛을 간직한 채 소 걸음으로 간다는 뜻으로 눈은 늘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하는 모습을 일컫는다. 김경문(62) 대한민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호시우행을 선언했다. 거창하고 막연하게 무엇을 강조하기보다 서서히, 그러면서 천천히 소신껏 장도에 오르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경문호 한국야구 대표팀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올랐다.
무너져가던 야구대표팀의 구원투수로 나선 김경문 감독이 최근 KBO리그 구단 및 일본 프로야구팀들이 몰려 있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현장을 찾았다. 지난 22일 입국한 김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시범경기, 국내-일본팀간 대결을 지켜봤고 27일 김시진 기술위원장과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을 직접 찾아, 3일간의 국내팀간 연습경기 현장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3월1일까지 경기를 지켜본 뒤 귀국, 이어 3월9일과 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일본 야구대표팀 평가전을 지켜볼 예정이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 현장서 류중일 LG 감독, 김한수 삼성 감독은 물론 국내 야구인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며 공식 복귀를 알렸다. 김 감독은 이어 펼쳐진 경기도 끝까지 관전하며 선수들 몸 상태 등을 살펴봤다.
지난달 선임된 김 감독이지만 마치 미리 준비돼있던 사람처럼 빠르고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칭스태프 인선부터 현장방문, 상대전력분석 등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신화의 주역인 김 감독의 이와 같은 검증된 행보 속 많은 팬들과 야구인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야구대표팀이 워낙 답답하고 가슴 아픈 결과를 보여줬기에 경험이 풍부한 김 감독이 선보일 리더십에 대한 존중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다만 김 감독은 섣부른 자신감이나 장밋빛전망을 경계했다. 아직 3월도 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 김 감독은 당분간은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한국팀, 또한 경계할 팀들에 대한 구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본을 무조건 이기겠다 등의 말도 이르다”며 섣부르게 제기되는 낙관론 및 때이른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옳지 않다 설명했다. 김광현(SK) 등 일찌감치 거론되는 핵심선수들에게 이르게 부담을 주거나 하지 않겠다며 현재는 묵묵히 뒤에서 바라볼 것임을 밝혔다. 또 무조건 일본을 이기겠다, 무조건 금메달이다 등의 다소 지나치고 과감한 비현실인식 등도 배제한 채 신중하게 하나씩 닦아가겠다는 소신도 강조했다.
김경문(가운데) 국가대표팀 감독이 27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LG간 연습경기 현장을 찾아 양팀 감독 및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하지만 그렇다고 목표와 도전의식까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일본에 비해 투수자원 등 냉정한 전력차는 인정하면서도 야구는 해봐야 아는 것”라며 선수들이 보여줄 집중력과 응집력에 기대를 걸었다. 국가대표 타이틀 속 선수들의 기량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결코 전력이 떨어지지만은 않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부터 하나로 뭉친다면 그 힘이 선수들에게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해서 만큼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경문호 코칭스태프 및 기술위원회가 하나 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이 힘이 선수들에게도 전달될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15년 감독(두산·NC)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을지 상상하기 힘들었다며 야구계에 대한 감사함을 언급, 동시에 지난해 상처가 생긴 야구계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냉정하고 현명하게 접근하려 했다. 김 감독 본인의 말처럼 대표팀 행보 시작은 천천히 진행되지만 시선만큼은 매섭고 또 철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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