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감원, 초단타로 시세조종 의혹 메릴린치 겨눈다
입력 2019-02-27 17:38 
금융당국이 메릴린치를 비롯한 외국계 창구 자금의 이상매매 동향을 집중 검사한다. 그간 시장에서는 외국계 창구를 통해 초단타매매가 성행하면서 유사 시세조종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감독원은 올해 불공정거래 조사 방향에 '외국인의 시장규율 위반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및 조사 강화' 항목을 포함시켰다. 항목 설명에서도 '외국인의 이상매매 동향 분석 등을 통해 고빈도매매(HFT) 등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 및 조사 강화'라는 단서를 달았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사실상 메릴린치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초단타매매가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메릴린치를 비롯한 외국계 초단타매매를 모니터링해보고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과 당국이 문제 삼고 있는 초단타매매, 고빈도매매는 소위 '치고 빠지기'로 통한다. 시장 유통 물량이 적은 종목이나 주목받지 않는 종목에 오전 중 대량의 자금을 투자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추격매수를 해오는 개인이나 기관에 자신이 매수했던 물량을 매도하고 나오면서 수익을 내는 식이다. 예컨대 메릴린치 창구에서는 지난해 8월 29일 하루 만에 동국제강 주식을 오전에만 약 13만주나 매수했지만 오후부터는 기존 물량을 합쳐 20만여 주를 매도한 바 있다. 해당일 동국제강 주식은 15%가량 상승했고, 오후 장에서는 개인 고객이 많은 키움·미래에셋대우 창구에서 메릴린치 매도를 받아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국제강 주가는 8월 8000원대에서 메릴린치가 들어온 날 9680원까지 오른 뒤 서서히 떨어졌고 최근에는 다시 7000~8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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