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세먼지 저감' 인공강우 첫 실험 실패…기상청장 "가능성은 확인"
입력 2019-02-27 12:53  | 수정 2019-03-06 13:05

기상청과 환경부가 서해상에서 진행한 인공강우 실험에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오늘(27일) 기상청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5일 서해에서 이뤄진 인공강우 실험의 상세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구름 씨 살포 후 대기 중 구름 발달이 확인되고 일부 섬에서는 강우가 감지됐다"며 "지상 부근 대기가 건조해 내륙에서는 강우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공강우 영향 예측 지역인 전남 영광, 나주 등 내륙 지역에서 강우가 관측되지 않아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5일 전남 영광 북서쪽 110㎞(전북 군산 남서쪽) 바다 위 하늘에서 기상 항공기를 이용해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살포했습니다.

이후 기상 항공기에 장착된 장비로 구름 내부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큰 구름과 강우 입자 수가 늘었고, 기상레이더에서는 하층 구름이 발달하는 것이 탐지됐습니다.

내륙에서는 강우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장산도 등 일부 섬에서는 감지됐습니다.

주상원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구름 씨 살포로 발달한 하층운에서 약한 강우가 생성됐지만, 내륙은 지상 부근의 대기가 건조해 낙하하는 강우 입자가 증발했기 때문에 강우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 시작 후 일대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오전 10시 25㎍/㎥, 오전 11시 17㎍/㎥, 정오 11㎍/㎥, 오후 1시 11㎍/㎥로 낮아졌다가 오후 2시 18㎍/㎥, 오후 3시 19㎍/㎥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오전의 농도 감소는 인공강우가 아닌 바람이 세진 데 따른 것이고, 오후의 농도 증가는 외부 대기오염물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환경부는 실험이 이뤄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바다 위에서는 외부 대기오염물질 유입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이번 실험으로 '구름 씨 이동 지역의 대기 특성을 고려한 실험 설계', '인공강우 영향 예측 지역의 기상 조건 판단 기술 향상 등의 필요성'을 확인했습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내륙보다 상대적으로 실험이 어려운 바다 위에서 인공강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증우량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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