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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고요한 “우승은 몰라도 슈퍼매치는 다 이긴다” [K리그]
입력 2019-02-27 05:50 
수원삼성과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첫 슈퍼매치는 5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홍은동) 이상철 기자] 올해 열리는 슈퍼매치를 다 이겨서 수원삼성 팬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드리겠다.”(염기훈)
지난해도 같은 말을 들었는데 일단 한 번이라도 이기고 말하라. 1무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고요한)
지난 26일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장외싸움이 치열했다. 두 팀의 주장 염기훈과 고요한은 강한 라이벌 의식으로 승부욕을 나타냈다.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의 흥행카드 중 하나다. 2018년 슈퍼매치 3경기의 총 관중은 5만7177명으로 경기당 평균 1만9059명이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평균 관중 5445명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2018년 5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슈퍼매치에는 3만202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FC서울이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잔류하면서도 올해 K리그1에서 최소 세 번(5월 5일 수원·6월 16일 서울·10월 6일 수원)의 슈퍼매치가 펼쳐진다.
수원삼성과 FC서울은 올해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예전 같은 특급 대우를 받지 못했다.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현대와 그 아성을 깰 후보 1순위 울산현대가 조명을 받았다. 이임생 수원삼성 감독이 전북현대의 대항마로 수원삼성이라고 답하자, 일부는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해보겠다는 수원삼성이다. 염기훈은 (감독님의 답변에)나도 처음에는 놀랐지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하신 것 같다. 감독님께서 오프시즌 ‘할 수 있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전북현대, 울산현대보다)우승확률이 상대적으로 낮겠지만 축구는 모른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FC서울은 다른 반응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직 대권을 노릴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다.
고요한은 우리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팀이다. 뚜껑이 열리면 알게 될 것이다. 겨우내 준비한 부분이 잘 드러나면, 기대할 시즌이 되지 않을까. 1차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입이다. 그 다음 기회가 된다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최소 4위 이내)에 도전하겠다”라고 밝혔다.
26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수원삼성 주장 염기훈은 슈퍼매치 전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서울 홍은동)=김재현 기자
고요한은 이어 전북현대의 대항마로 FC서울은 안 보이더라”며 올해는 (우승 경쟁보다)슈퍼매치에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수원삼성에 패할 경우 후유증이 상당히 크다. 지난해 슈퍼매치 성쩍이 매우 좋았는데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FC서울은 지난해 수원삼성과 세 차례 겨뤄 2승 1무를 기록했다. 수원삼성을 상대로 승점 7을 따 그나마 더 미끄러지지 않았다.
슈퍼매치 이야기에 얼굴이 더 밝아지는 고요한이다.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다. FC서울은 최근 K리그1 수원삼성전 13경기 연속 무패(7승 6무)를 기록하고 있다. 수원삼성이 K리그1에서 FC서울을 꺾은 건 2016년 4월 18일(5-1)이 마지막이었다.
고요한이 슈퍼매치 최근 전적을 상기시켜주자, 염기훈도 당하지만 않았다. 염기훈은 K리그 최고 흥행카드는 슈퍼매치라고 생각한다. K리그가 다시 흥행하고 많은 이슈가 만들어지려면 슈퍼매치가 재밌어야 한다. 무승부보다 승패가 가려져야 할 텐데, 그 승을 수원이 다 가져갔으면 좋겠다. K리그1은 물론 FA컵에서도 만나 다 이기고 싶다. 수원삼성 팬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드리도록 (슈퍼매치에는)한 발이라도 더 뛰겠다”라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그 이야기에 고요한은 코웃음을 쳤다. 고요한은 수원이 다 이긴다고? 지난해도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 일단 한 번이라도 이기고 말하라. 우리는 슈퍼매치에 대한 자신감이 항상 넘친다. 다 이길 팀은 우리다. 다 이기면 좋겠지만 그래도 1무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 그렇지만 1패(수원삼성 승리)는 안 된다”라고 맞받아쳤다.
26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FC서울 주장 고요한은 슈퍼매치 무패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서울 홍은동)=김재현 기자
입씨름을 벌였으나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했다. 수원삼성은 2016년, FC서울은 2018년 하위 스플릿까지 미끄러졌다. 밑이 아닌 위에서 겨루자고 했다.
염기훈은 14년간 (K리그에서)뛰고 있는데 팬이 감소하는 걸 실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등으로 K리그1에서)슈퍼매치가 없어져선 안 된다. 부산아이파크에 미안하지만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FC서울을 응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고요한도 더 이상 추운 날씨에 축구하기 싫다. 지난해 절실하게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하는 게 아니라 보고 싶다. 그렇다고 수원삼성이 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FC서울이나 수원삼성은 거기까지 가서는 안 될 팀이다. 둘 다 잘 돼야 한다. 위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면서 더 좋은 새 이야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 슈퍼매치 일정
5월 5일(일) 수원월드컵경기장
6월 16일(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0월 6일(일) 수원월드컵경기장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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