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1절 100주년 맞아 드론 100대 떴다
입력 2019-02-25 15:56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드론 군집비행 기술을 이용해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 앞 마당에서 드론 100대로 밤하늘에 그린 '3.1절' 문구의 모습.

색색의 불빛 100개가 바닥에서 서서히 떠오른다. 밤하늘을 '3.1절' '100주년' 등 글씨로 수놓는 한편 태극기와 한반도의 모습까지 그린다. 이 불빛들은 흐트러짐 없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움직이며 반짝였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단 드론 100개의 군집비행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00주년이 되는 올해 3.1절을 맞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집 앞 실외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실외 드론 군집비행 기술을 선보였다고 25일 밝혔다. 국내에서 100개 이상의 드론이 이처럼 실외에서 군집비행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초에는 국내 기업 파블로항공이 드론 96대를 동시에 띄운 바 있다.
항우연은 자체 예산으로 2016년 드론의 군집비행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오차범위 10㎝ 내외의 고정밀 위치인식 기술인 '실시간이동측위-위성위치확인시스템(RTK-GPS)' 기술을 비롯해 다수 드론과의 통신 기술, 정밀 제어 기술을 확보하고 무선 데이터 통신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처럼 고도화된 기술 덕분에 실제로는 드론 대수와 관계없이 군집비행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에는 동 기술을 공연, 문화 분야에 실용화 할 수 있도록 국내 드론 제작 회사인 드림비전스에 이전했다.
항우연의 드론 군집비행 기술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드론 1218대로 오륜기를 만들어 세계적인 화제가 된 미국 인텔의 기술에 준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항우연은 2017년 이미 드론 18대로 실외 군집비행에 성공하고 2000대의 드론을 동시에 날리는 군집비행 시연을 추진하려 했지만, 당시 5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 항우연은 확보한 드론 군집비행 기술에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실종자 탐색, 정찰 등 안전 분야와 관련된 응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준민 항우연 인공지능연구실장은 "다수의 군집 드론을 활용하면 넓은 범위의 지역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 탐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