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벤져스` 인피니티 QX50, 벤츠·BMW와 `인피니티 워`
입력 2019-02-25 09:35  | 수정 2019-02-25 09:57
[사진제공=인피니티]

고성능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가 만든 신형 QX50이 '복수의 화신'으로 돌아왔다. 1년 전 수입 중형 SUV시장에서 인피니티에 아픔을 안겨준 메르세데스-벤츠 GLC와 BMW X3에 복수하기 위해서다.
인피니티 QX50의 전신은 2008년 국내 출시된 인피니티 EX35다. 인피니티 QX50 1세대 모델은 지난 2013년 나왔고, 국내에서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지난 2016년 출시됐다. QX50은 BMW X3와 벤츠 GLC에 밀렸다. 2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지난해에는 QX50 판매대수가 27대에 불과했다.
반면 경쟁차종인 벤츠 GLC(플로그인 하이브리드 GLCe 포함, 쿠페·AMG 제외)는 5717대 팔렸다. BMW X3는 2304대가 판매됐다.
복수를 꿈꾸던 인피니티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2세대 QX50을 '어벤져(복수자)'로 내세워 명예 회복과 판매 회복에 나섰다. 신형 QX50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 먼저 선보였다. 쿠키 영상에서 쉴드 국장인 닉 퓨리가 타고 나왔다. 국내에서는 이달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신형 QX50에 강력한 힘을 선사해주는 '인피니티 스톤'은 인피니티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2.0ℓ 가변압축비 VC-터보엔진이다. 이 엔진은 '스프린터' 디젤 엔진의 순발력과 '마라토너' 가솔린 엔진의 장거리 효율성을 모두 구현했다. 인피니티가 '내연기관 엔진의 끝판왕'이라 자랑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복수의 칼날을 갈은 모델답게 외모부터 공격적이다. 뭉뚝한 부메랑 형태였던 기존 모델과 달리 날카로운 눈매와 눈빛을 지닌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인피니티의 상징인 더블 아치 그릴은 보행자 안전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좀 더 높은 곳에 자리잡았다.
보닛은 전면 유리창 방향에서 열리는 클램쉘 타입을 인피니티 브랜드 최초로 적용했다. 보닛은 중앙 부분이 볼록하게 올라오도록 굴곡을 줬다. 음양의 조화를 통해 볼륨감을 강조한 셈이다.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캐릭터라인은 측면 도어를 지나 최대 125도 깊은 굴곡을 타고 후면부까지 이어진다.
후면 디자인도 '음양'으로 입체감을 살리면서도 깔끔한 멋을 추구했다. LED 리어램프도 타원형에 가까웠던 기존 모델보다 날렵해지고 각을 세웠다.
실내는 좌우 대칭형을 추구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운전자에 중심을 둔 비대칭형으로 디자인됐다. 실내 분위기는 고급스럽다.
세미 아닐린 가죽, 실내 표면 곡선을 따라 레이저로 천공을 낸 스티치 패턴, 고광택 우드 소재 대신 사용한 천연 단풍나무 등으로 시각·촉각 질감을 향상했다.
센터 콘솔에는 두 개의 터치스크린이 상하로 배치됐다. 상단에는 내비게이션과 시스템 메시지 등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8인치 스크린, 하단에는 공조장치·시트온도·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는 7인치 스크린이 들어섰다.
뒷좌석 공간 활용성은 우수하다. 앞뒤로 최대 155mm 이동할 수 있는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춘 2열 시트를 채택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기본 880ℓ, 최대 1772ℓ다. 골프백 3개를 나란히 놓거나 유모차를 길게 수납할 수 있다. 트렁크 밑에는 귀중품이나 옷을 보관할 수 있는 숨겨진 공간이 있다,.
[사진제공=인피니티]
고급 편의장치도 다양하게 갖췄다. 16개의 스피커를 갖춘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오디오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전동식 파워 트렁크 등을 적용했다. 고급형 모델에는 풀 컬러 HUD와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도 장착됐다. 단, 50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수입차이면서 뒷좌석에 열선 시트가 없는 것은 아쉽다.
시승차는 2.0ℓ VC-터보 가솔린 엔진,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 인텔리전트 4륜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38.7kg.m, 연비는 8.9~9.4km/ℓ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넓게 펼쳐진다. 기존 모델보다 65mm 높아진 전고, 낮아진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때문이다.
시승 행사가 열린 19일 오전 경기도 가평과 춘천 지역에는 눈이 많이 왔다. 시승은 안전을 위해 저·중속 90%, 고속 10% 수준으로 진행됐다.
인텔리전트 4륜구동은 겨울에 강했다. 눈길에서도 비교적 안정되게 주행했다. 눈이 얼어붙은 언덕길에서는 오토홀드가 제 역할을 해냈다.
오토홀드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브레이크가 걸렸다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브레이크가 해제되는 기능이다. 언덕에서 정차했을 때 효과적이다.
정숙성은 괜찮은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엔진에 장착된 댐핑 시스템인 액티브 토크 로드가
진동 및 소음을 줄여줬기 때문이다.
제설작업이 이뤄진 고속도로에서 잠깐이나마 고속 주행성능을 체험했다. 에코, 스탠다드, 스포츠, 퍼스널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 중 스포츠를 선택했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운전 중 조작하는 건 불편했다. 운전 도중 고개를 오른쪽 아래도 돌려야 볼 수 있는 기어레버 아래쪽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전방을 주시한 채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려면 팔꿈치를 뒤로 뺀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 뒤 손 감각만으로 위치를 찾아야 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나지막한 엔진 울음소리와 함께 차체가 바로 반응한다. 치고 나가는 순발력은 뛰어나다. '인피니티 스톤'인 2.0ℓ 가변압축비 VC-터보엔진의 능력 덕분이다.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는 부드럽게 변속하면서 엔진 힘을 잘 전달한다.
판매가격은 5190만~6330만원으로 경쟁차종들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벤츠 GLC 기본 모델은 6460만원, BMW X3 기본 모델은 6500만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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