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나금융, SKT·키움과 `인터넷銀` 도전장
입력 2019-02-19 17:19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기가 예상외로 뜨겁다. 굵직한 금융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속속 참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당장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해도 '새로운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에서다.
19일 하나금융그룹, 키움증권, SK텔레콤 3개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3사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선제 대응하고 혁신의 주체가 되려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ICT에 기반한 인터넷전문은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기로 한 가운데 구체적인 지분 비율은 3사가 합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인터넷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키움증권이 ICT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인 34%를 가져가고, 하나금융은 10~20%에서 지분을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그룹의 디지털 비전을 선포하고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 46개를 특허출원하는 등 디지털 금융 강화에 나섰다. SK텔레콤은 AI, 미디어, 자율주행, 양자암호 등 뉴ICT에 힘쓰고 있으며 이를 금융 서비스와 융합해 손님 편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두 회사는 2016년 하나금융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해 모바일 금융서비스 회사 핀크를 설립하는 등 오래전부터 ICT와 금융 간 결합을 함께 모색해왔다.

새롭게 손잡은 키움증권은 증권업계 대세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꾼 증권사다. 키움증권이 속한 다우키움그룹은 한국 1세대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인 다우기술이 모기업이다.
하나금융은 "3사 컨소시엄은 앞으로 금융·IT·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 참여를 통해 신개념 융합기술 구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1일에는 신한금융지주가 간편 금융서비스 '토스'를 개발한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20명 규모로 공동추진단을 구성한 상태다. 이로써 카카오뱅크에 출자한 KB국민은행, 케이뱅크에 투자한 우리은행과 더불어 4대 시중은행이 전부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었거나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NH농협은행도 제3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조건이 맞는 파트너를 찾으면 얼마든지 인가 신청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이미 케이뱅크 주주로 있어 NH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하다.
ICT 기업 가운데서는 다우기술을 등에 업은 키움증권, 신한금융과 연합한 핀테크 기업 토스가 2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 밖에 지난달 설명회에 참여한 ICT 기업으로는 소셜커머스 기업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소프트웨어 업체 티맥스소프트·티맥스OS,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 등이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도 아직 참여 가능성이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흥행 실패가 점쳐졌던 제3 인터넷은행 사업이 활기를 띠는 건 이번이 흔히 오지 않는 '은행업 진출 기회'라는 점에 많은 ICT 기업이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장 수익모델을 찾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ICT 발달에 따라 얼마든지 획기적인 사업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분야"라며 "일단 인터넷은행업 인가를 받아두면 앞으로 훨씬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주 중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매뉴얼을 확정하고 다음달 26~27일 신규 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예비인가는 5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많게는 2개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당국 방침이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 중 문을 열 예정이다.
[김동은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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