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돈 몰리는 하이일드 공모주펀드
입력 2019-02-17 18:42  | 수정 2019-02-18 01:31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해빙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공모주 펀드로 시선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같은 공모주 펀드라 해도 성과 격차가 지난 한 해 동안 최대 21%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옥석 가리기도 함께 진행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성과가 좋았던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에는 거액이 몰리는 한편 성과 부진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공모주 펀드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공모주 펀드는 채권 편입 비중이 높아 '안정형 펀드'에 속한다. 하지만 일반 채권형 펀드에 비해 운용 스타일에 따른 성과 차이가 큰 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난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엔 한 달 새 387억원이 들어왔다. 흥국공모주하이일드펀드와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펀드에 각각 384억원, 107억원이 들어오면서 전체 설정액을 끌어올렸다.
전체 공모주 펀드는 같은 기간 44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자금이 빠져나간 공모주 펀드도 66개(58%)에 달했다.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가 공모주 펀드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를 제외한 일반 공모주 펀드에서는 340억원가량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해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가 일반 공모주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자금이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 수익률은 3.24%로 전체 공모주 펀드 수익률(1.38%)을 2%포인트가량 앞질렀다. 공모주 펀드 수익률 상위 목록에도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가 포진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 차이의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된다. 먼저 담고 있는 채권 금리 차이다. 공모주 펀드는 일반적으로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자산 80~90%를 채권으로 채우고, 나머지 자금을 공모주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누리는 식이다.
일반 공모주 펀드는 국공채 및 AAA등급 우량 회사채를 주로 담지만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는 BBB등급 하이일드채를 위주로 담는다.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가 담은 비우량 회사채 높은 금리가 수익률 선방으로 이어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레디트물(회사채) 수요가 강해지면서 고위험 회사채 수익률이 높아진 점이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 인기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는 고위험 회사채를 45% 이상 담는 대신 공모주 발행물량 10% 우선배정 혜택이 있어 공모주 수량 확보가 유리하다. 다만 공모주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광영 연구원은 "수익성이 좋은 공모주를 많이 가져올 경우 긍정적이지만 반대의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판단 착오로 비우량 공모주를 많이 가져오게 된다면 일반 공모주 펀드보다 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 이후 증시 반등으로 가격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공모주 펀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면서도 "운용전략에 따른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어떻게 운용되는 공모주 펀드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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