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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셋업맨 욕심? 팀 승리 보탬이 큰 목표" [현장인터뷰]
입력 2019-02-16 05:24  | 수정 2019-02-16 10:40
오승환이 불펜 투구에 앞서 캐치볼로 몸을 푼 뒤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셋업맨 자리가 비어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 로키스 우완 불펜 오승환(36)은 욕심내지 않았다.
오승환은 16일(한국시간) 솔트리버필드에서 진행된 구단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 도중 콜로라도로 이적, 25경기에서 21 1/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53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셋업맨 아담 오타비노를 비롯한 다른 필승조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이번 시즌은 역할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오타비노가 FA 자격을 얻고 뉴욕 양키스로 떠났기 때문. 누군가는 그의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오승환은 현재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를 제외하면 빅리그에서 마무리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욕심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터.
그럼에도 오승환은 "마무리가 아닌 이상 어떤 이닝에 나오는지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셋업맨 자리를 욕심을 내기보다 상황에 맞게끔 한 시즌을 잘 치르는 것이 목표다.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세이브 한 개가 남은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기록도 그는 비슷한 관점으로 접근했다. "세이브가 400번이 되면 어느 팀에서든 400번을 이겼다는 의미가 있다. 그 몇 개의 승리를 지킨 것이니까 그런 의미가 있는 거 같다"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시즌 오승환은 고생이 많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에 합의했지만 신체검사 과정에서 일이 틀어졌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뒤늦게 계약했다. 시즌 도중에는 콜로라도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가 던지기 제일 힘들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와 쿠어스필드를 모두 경험했다.
오승환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지난해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지나간 일"이라고 넘겼다. 그러나 "분명히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4일 연속 이동하기도 했다. 이동이 그렇게 많았던 일은 없었던 거 같다. 지나고 보니 스스로도 좋게 생각을 해야할 거 같다. 나쁘게 생각하면 손해다. 모든 것을 좋게 생각해야 할 거 같다"며 지난 기억에 대해 말했다.
올해는 다르다. 2월 중순 대학교 운동장에서 마이너리그 불펜 캐처와 불펜을 했던 그는 올해는 유니폼을 입고, 안정된 상황속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조금 더 편하게 하고 있다. 팀에서도 편하게 해주고 있다. 팀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베테랑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 감독이나 코치가 많이 믿고 맡겨주는 편"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오승환은 전날 '팬그래프스닷컴'이 예측프로그램 'ZIPS'를 이용, 자신의 성적을 64경기 평균자책점 4.03으로 예측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예측프로그램이 비슷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말을 이은 그는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다. 나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성적이 너무 안좋게 나오면 '저거보다는 잘해야지'하는 생각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측이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는 웃으면서 "그래서 스포츠는 위대한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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