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낙송 사법연수원장 퇴임…"법원 사상 초유의 위기"
입력 2019-02-13 18:46 

13일 성낙송 사법연수원장(61·사법연수원 14기)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법원은 현재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성 원장은 이날 오전 사법연수원 소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지난 시절 우리의 잘못이 없는지 돌아보는 과정에서 그 진의를 의심받으며 생살을 에이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고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가 담긴 재판마저 진영 논리로 비난과 공격, 수사와 탄핵의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또 "바람이 있다면 얽힌 실타래가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은 막막함 속에서 이제 이해와 용서로 희망의 내일을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성 원장은 사법부 독립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사법권의 독립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는 우리가 지키고 꽃피워야 할 최고의 가치"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애정과 신뢰를 구하기 전에 법원 가족 전부의 화합, 새로운 각오와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법관 생활에 대해 "처음 임관할 당시 사명감과 열정은 차고 넘쳤지만 인간의 기본적 가치와 삶의 고뇌에 대한 성찰과 혜안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또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열어 경청함으로써 그 진심을 헤아리고자 노력했고, 당사자들의 진심과 재판부의 노력이 합해져 선을 이루는 평화의 법정, 감동의 법정이 되길 기원했다"고 했다.
성 원장은 경남 거창에서 출생해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8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중앙지법 형사·민사수석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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