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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發 M&A 급물살…유료방송 지각변동
입력 2019-02-08 17:44  | 수정 2019-02-08 19:26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CJ헬로 인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케이블과 인터넷TV(IPTV) 등 전체 유료방송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각각 케이블TV 티브로드와 딜라이브 인수를 타진 중이어서 '방송과 통신 융합'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작년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KT가 20.67%로 1위, SK브로드밴드가 13.97%로 2위, CJ헬로가 13.02%로 3위, LG유플러스가 11.41%로 4위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24.43%로 KT와 KT스카이라이프 연합군(30.86%)에 이어 2위로 올라선다. 8일 LG유플러스 주가는 900원(6.12%) 오른 1만5600원을 기록했다. CJ헬로는 1550원(15.12%) 오른 1만1800원으로 마감했다. 만약 SK브로드밴드가 9.86%를 점유한 티브로드를 인수하면 23.83% 점유율로,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유지할 수 있고 KT가 6.45%를 점유한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총 점유율 37.31%로 올라서며 2, 3위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CJ헬로 인수를 추진해왔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CJ헬로를 비롯한 케이블TV 업체 인수를 통해 IPTV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고, 인수 시기도 당초 상반기에서 3월로 앞당겨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향후 기업 간 인수·합병(M&A) 시 기업결합 심사를 전향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유료방송사 매각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당시 김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CJ헬로 기업결합 승인 심사 요청이 다시 들어온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은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 변동은 이통 3사와 케이블TV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통 3사는 미디어와 콘텐츠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OTT)에 시청자를 빼앗기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인수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는 1년 만에 100만명을 넘어설 만큼 무섭게 늘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네트워크를 제공하면서 제대로 된 망 사용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어떻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통 3사는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지상파 3사와 손잡고 토종 OTT 플랫폼을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의 '푹(POOQ)'을 통합해 상반기 중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유료구독(서브스크립션) 형태의 VOD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해외 사업자와 적극 제휴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시장도 세계 시장처럼 OTT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OTT란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말한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규제로 첩첩산중이다. KT는 갈 길이 바쁜 와중에 국회 규제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딜라이브 인수를 타진 중이던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를 겨냥한 합산규제가 재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찬옥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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