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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형 폐기물업체 합병…`몸값 2조`
입력 2019-01-22 17:56  | 수정 2019-01-22 19:58
국내에서 처음으로 폐기물 소각·매립·오염수 정화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초대형 폐기물 처리 업체가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와 대형 사모펀드가 이 분야에서 손잡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폐기물 매립·하수 처리 업체인 TSK코퍼레이션과 폐기물 소각 업체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가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TSK는 삼정KPMG를, EMK는 EY한영을 각각 주간사로 선정해 비상장사인 양사의 기업가치 산정과 지분 교환 비율 등을 확정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한 IB 관계자는 "양측 합병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2월 중순까지 합병이 최종 확정된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내년에는 상장(IPO)을 추진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양사의 합병 후 기업가치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 2조원 이상의 초대형 폐기물 처리 업체가 탄생하는 셈이다.
TSK는 2010년 태영건설과 SK그룹(SK디스커버리, SK건설)이 50%씩 출자해 만든 회사다. 하수종말 처리, 폐수종말 처리, 폐기물 처리 등 폐기물 매립과 하수 처리를 위한 환경기초시설을 관리·운영하거나 설계·시공하는 회사다. 이후 소규모 합병이 진행되고, 이달 초 삼양그룹 계열 휴비스가 자회사 휴비스워터를 TSK에 합병하면서 지분율은 태영건설 62.6%, SK그룹 20.9%(건설 16.7%, 디스커버리 4.2%), 휴비스 16.5% 등으로 바뀌었다. TSK의 2017년 매출액은 4219억원, 영업이익은 512억원이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100% 보유한 EMK는 단순히 폐기물 소각에 그치지 않고 소각하면서 회수한 폐열을 활용해 온수와 스팀을 공급하는 사업과 발전·재활용 사업 등을 추진하는 자원 회수 전문기업이다. 앞서 IMM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11월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가 보유한 EMK를 4000억원에 인수했었다. EMK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06억원, 97억원이었다.
TSK와 EMK가 합병 논의에 나선 것은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공공하수처리장 128개소, 폐수처리시설 21개소 등 전국에서 795개 환경기초시설을 운영하는 TSK는 매립·하수 처리시설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EMK는 6개 폐기물 소각 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폐기물 소각을 통해 발생한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폐기물 처리 산업의 또 다른 분야인 매립·하수 처리 분야에서는 아직 영향력이 강하지 않다. 따라서 TSK와 EMK가 합병되면 폐기물 처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양사는 합병 이후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한편 내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상장을 통한 자본력 확대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회계 업계 관계자는 "양사 현금흐름이 좋기 때문에 지금 IPO를 해도 2조원 이상 시가총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 이후 시너지와 해외 시장 공략 속도에 따라 더 큰 기업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폐기물 처리 분야는 인구 증가나 감소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을 막론하고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아직 폐기물 처리에 대한 투자와 기술력이 약한 동남아에서 폐기물 처리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 도시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폐기물 처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폐기물 처리 시설은 일본에서도 놀랄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 경쟁력을 갖췄다"며 "원스톱 서비스를 통한 효율성까지 확보되면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시영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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