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목포 구도심에 무슨 일이?
입력 2019-01-19 19:30  | 수정 2019-01-19 20:55
【 앵커멘트 】
투기 논란에 휩싸인 손혜원 의원이 어제(18일) 느닷없이 검찰 수사의 조건으로 재개발 조합과 건설사를 언급해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셨을 텐데요.
목포 구도심 개발을 두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정치부 조창훈 기자와 함께 뉴스 추적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손 의원이 투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함께 재개발 조합, 건설사 등도 검찰 수사를 함께 받자고 언급했어요. 이유가 뭐죠?

【 기자 】
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바로 목포 구도심입니다. 논란이 된 근대문화역사공간이 오른편에 있고요, 왼쪽에 표시된 곳이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서산·온금지구입니다.

이곳엔 21층 높이 아파트가 들어올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행사 선정 2달 만에 이곳 한가운데 있는 조선내화공장이 등록문화재로 지정이 됐는데 여기 힘을 보탠 사람이 손혜원 의원입니다.

손 의원은 의혹 제기의 배후에 조선내화공장이 문화재가 되면서 재개발에 차질이 생긴 조합과 건설사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들을 지목하며 모두 검찰 조사에 응할 경우 자신도 수사를 받겠다는 겁니다.


【 질문 2 】
다시 말해 재개발 관련 단체들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한다는 건데 그럼 그 근거는 뭔가요.

【 기자 】
손 의원의 SNS 글이 알려지자 조합 측은 "너무나 황당하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일개 조합이 어떻게 국회의원을 상대하겠느냐"며 "이거야말로 음해"라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손 의원 측이 의심하는 인물은 목포의 한 시민단체 대표인 정 모 씨와 재개발 조합장인 김 모 씨입니다.

실제로 정 씨의 SNS엔 투기 의혹이 처음 보도되기 전 해당 기사를 많이 봐달라는 내용의 예고 글이 올라왔고, 조합장인 김 씨도 시청을 독려하겠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글은 오후 1시 반쯤 올라왔다가 삭제됐는데, 손 의원과 조합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 질문 3 】
목포가 일본이 영사관을 둘 정도로 번성했던 곳이잖아요. 그 뒤로 지역 상권도 침체됐다고 하는데 지역주민들로서는 재개발이 되면 좋은 거 아닌가요.

【 기자 】
목포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현대식 신도시로 재개발을 하자는 의견과 기존 건물들을 둔 채로 리모델링을 거쳐 도시를 재생하자는 의견이 맞붙은 모양새입니다.

손 의원 측은 '역사성을 살린 도시 재생엔 목포가 전국에서 가장 유리하다'며 사재를 털어 목포 살리기에 나섰는데 억울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문화재청을 산하에 둔 국회 문체위 위원이 목포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건물을 여러 채 사들인 게 적절했냐는 의혹이 나온 겁니다.

【 질문 4 】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의원이 처음엔 이번 일을 투기로 보지 않는다고 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건 왜인가요.

【 기자 】
박지원 의원 측은 처음엔 건물이 9채인 줄 알았는데, 건물이 16채까지 늘어나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입니다.

이어 "22곳 300평 나전칠기박물관 운운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더욱이 나전칠기박물관은 공론화도 안 된 손 의원 개인 생각으로 생뚱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예산은 자신이 확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박 의원이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건 목포에서 손혜원 의원이 점점 주목을 받고 있는데 부담을 느낀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민주당 일각에선 불출마 뜻을 밝혀온 손 의원을 다음 총선 때 목포에 내보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질문 5 】
목포 시민들 반응도 궁금한데요. 오늘 목포에 비가 내렸는데도 평소보다 5배나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목포 역사문화공간이 연일 언론에 조명을 받으면서 목포를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목포에 적산가옥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요, 그래선지 목포에서 최근 손 의원의 인기가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현장 취재기자들은 상권이 낙후되고 젊은이들이 빠져나가는 목포를 손 의원이 다시 일으키는데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 앵커멘트 】
부동산 투기 논란이 낙후된 구도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며 지역 주민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한데요.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손의원과 야당이 모두 진상 규명을 외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일단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추적 조창훈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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