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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암투병 고백 "암과 친구로 지내고 있다...유언 같은 책 쓰고 싶어"
입력 2019-01-07 14:5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최지원 인턴기자]
이어령(85)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암투병 사실을 처음 고백했다. 암투병 중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이어령 교수의 모습에 감동 받았다는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령 교수는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병을 가진 걸 정식으로, 제대로 이야기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라며 암 투병 중인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령 교수는 의사가 내게 ‘암입니다라고 했을 때 철렁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경천동지할 소식은 아니었다. 나는 절망하지 않았다”면서 의사의 통보는 오히려 내게 남은 시간이 한정돼 있음을 일깨워주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석 달 혹은 여섯 달마다 병원에 가서 건강 체크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이어령 교수는 의사가 ‘당신 암이야 이랬을 때 나는 받아들였다. 육체도 나의 일부니까. 그래서 암과 싸우는 대신 병을 관찰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령 교수는 먼저 세상을 뜬 딸 고(故) 이민아 목사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고 이민아 목사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지난 2012년 3월 별세했다. 당시 나이 53세 였다.
이어령 교수는 암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 딸도 당황하지 않았다. 수슬 없이 암을 받아들였다”면서 애초에 삶과 죽음이 함께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는 (암이) 뉴스가 아니다. 그냥 알고 있는 거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령 교수는 딸은 책을 두 권 쓰고 마지막 순간까지 강연했다. 딸에게는 죽음보다 더 높고 큰 비전이 있었다. 그런 비전이 암을, 죽음을 뛰어넘게 했다. 나에게도 과연 죽음이 두렵지 않을 만큼의 비전이 있을까 싶다”면서 인간이 죽기 직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유언이다. 유언은 머리와 가슴에 묻어두었던 생각이다. 내게 남은 시간 동안 유언 같은 책을 완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령 교수는 ‘이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석학이다. 비평가, 칼럼니스트, 소설가, 시인, 교수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으며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1956년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개폐회식 무대 기획을 맡아,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끈 바 있다. 1990년에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지성에게 영성으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차 한 잔의 시상 등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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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1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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