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인슈어테크(보험과 ICT 기술의 결합)'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나섰다. 금융권에서 디지털 변화의 바람이 거센 가운데 디지털 혁신 행보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고객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가입·유지·지급에 이르는 보험의 전 과정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디지털 행보의 대표적 사례가 스마트 보험청구 서비스 시범 운영이다. 이는 고객이 병원 진료 후 보험금(100만원 미만)을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자동으로 청구해 지급하는 서비스다. 교보생명은 현재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보생명과 우정사업본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국 7개 병원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상반기에는 병원을 20곳으로 늘리고 향후 안정화 단계를 거쳐 전체 고객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질병을 미리 예측해 건강관리를 돕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교보생명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손잡고 보험업계 최초로 인슈어테크를 적용한 신개념 질환예측 서비스 '평생튼튼라이프'를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질환예측 알고리즘을 토대로 당뇨, 심혈관질환의 3년 내 발병률을 알려주고 해당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교보생명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받은 뒤 접속해야 한다. 이후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정보(신장·체중·허리둘레·혈압·혈당·콜레스테롤·흡연여부 등 12개)를 업로드하거나 직접 입력하면 된다.
신창재 회장은 디지털 가속화를 위해 IT 전문가인 권창기 전 삼성전자 서비스플랫폼 그룹장을 영입하는 등 외부인재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지난해 전체 임원에게 중국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디지털 선도 기업 견학을 지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 적용 성공 사례를 눈으로 보고 배우라는 의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2년간 관련 시스템 마련 등을 위해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하는 등 디지털혁신을 통한 보험산업에서의 큰 변화를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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