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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기자의 리얼티톡] 등기부등본 못믿어 `권리보험` 가입하고 싶어도…
입력 2019-01-03 11:31  | 수정 2019-01-03 15:29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등기부등본'으로 올라온 청원글들

지난해 말 법원이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관련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3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기부등본'으로 검색하면 200여건의 청원글이 올라와있다. 2019년 새해가 밝자마자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받지 못해 전세금 1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람이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등기부등본의 위조 등의 조작이나 사기 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가 당할 수 밖에 없다며 여러명이 청원을 올린 상태다. 법원 등기소에서 등기부등본을 발급할 때 수수료를 받으면서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모순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한 청원 글에서는 "등기부등본이 공신력없는 문서라고 씌여져는 있지만 집에 관한 권리 등을 알수 있는 방법이 전무후무해 매매 시 등기부 등본에만 의지할 수 밖에 없다"며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해주던지 아니면 등기부등본을 보고 매매했을 경우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국가나 지역사회가 보상해주는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일반인이 주택 매매 관련 권리보험 가입하려면?
법의 개정 등으로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하는 강제력이 생기기 전에는 본인의 재산을 지킬 방도를 스스로 찾아야한다.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자구책 중 하나는 부동산 권리보험이다.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MG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The-K손해보험과 일부 외국계권원보험사가 이 상품을 취급한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일반인이 가입할 수 있는 권리보험은 The-K손보의 '부동산권리보험(일반소유권용)'과 외국계전업손해보험사인 퍼스트어메리칸권원보험 한국지점의 '퍼스트주거용권리보험' 정도가 있다. 그러나 매매계약서 작성 후 잔금납입 약 3일전까지 보험사에 연락해야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 자체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지만 집계약 관련 사항에 확실한 보장을 받고 싶다면 이 상품을 알아보기를 권한다. 주택 매매거래시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기권리증, 주민등록등본, 주민등록증, 여권 등의 서류 위조로 발생된 손실이나 손해 ▲매도인이 사기, 강박으로 부동산을 취득해 발생한 손해 ▲권리가 없는 대리인의 매도행위로 발생한 손해 ▲소유권 중복등기, 이중매매, 가압류 가처분등기 등의 하자로 발생한 손해 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만약 부동산 매매가격이 3억원일 경우 등기만 쳐도 최고 70만원 정도가 수수료가 드는데, The-K손보의 '부동산권리보험(일반소유권용)'을 가입한다면 보험료와 등기수수료를 포함해 66만원 선에서 내 집(혹은 매매가격)까지 지킬 수 있다. 교직원공제회가 만든 보험사라 공제회원이라면 좀더 저렴하게 이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소유권 뿐만 아니라 담보권도 보장하기 때문에 담보대출을 받을 때 금융기관에서 권리보험 증서를 요구하면 이 보험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임차인이 전월세 보증금 지키고 싶다면…
그렇다면 전월세 등의 임차인 계약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부동산 매물 직거래 플랫폼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이하 피터팬)는 안전한 직거래를 고민하다 지난해 임차인용 권리보험을 포함한 '안심직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피터팬을 운영하는 두꺼비세상은 퍼스트어메리칸과 제휴해 이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해 피터팬을 통해 전월세 직거래 계약을 체결한 이들 중 530여명이 이 서비스를 체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 = 피터팬]
이 서비스는 임차보증금 한도 내에서 발생한 손해액 보상과 권리조사서비스, 보증금 반환 지연이나 사기 등의 피해 발생시 법률자문이나 소송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매매계약이나 단기임대, 상가나 사무실 등은 보장하지 않는다. 주거물건 임대차 물건에 대해서만 피터팬 측이 계약자가 되어 보험을 가입하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까지 무료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4월부터 보증금 5000만원 이하는 5만원, 1억원 이하 물건은 7만원의 보증금안심보험료가 책정될 예정이다. 보증금 최대 10억원(보험료 6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계약 관련 보장은 아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서울보증보험(SGI)에도 전세 보증금 관련 상품이 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전세금보장신용보험(SGI)은 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보증상품이다. 임대차계약 기간 중 해당 주택에 대해 경매 또는 공매가 이뤄지거나, 배당실시 후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임차보증금도 보상한다. 다만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은 매물이어야 가입할 수 있다.
가입비용이 적지는 않지만 전세금을 지킬 수 있다면 값어치가 있다. 수도권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5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수수료는 전세금(아파트 기준)의 0.128%로, 보증금 1억원 기준 연간 12만8000원이다. 반면 SGI의 서울보증보험은 최대 10억원(아파트는 보증금 전액)까지 가입할 수 있어 보증 한도가 더 크다. 보증금 5000만원 이하는 5만원, 1억원 이하 7만원, 1억원 초과 10만원 등 금액대별 차등적용하며 최대 10억원(6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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