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말 금융CEO 인사 키워드는 `안정·내실`
입력 2018-12-13 17:37  | 수정 2018-12-13 19:34
주요 금융회사들이 이달 줄줄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 인사에 나선다. 내년 경기전망이 녹록지 않은 만큼 외부 인사 기용 같은 파격보다는 내부 인사 승진과 현직 CEO 유임으로 대부분 조직 안정과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은 1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주요 자회사 CEO에 대한 연임 여부를 확정한다. 인사 대상자는 이대훈 농협은행장, 서기봉 농협생명보험 대표,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 고태순 농협캐피탈 대표까지 4명이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이대훈 행장은 경영 연속성과 올해 견고한 실적을 고려할 때 연임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농협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나 늘어난 933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오병관 대표는 농협손보 당기순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줄어들었지만, 임기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내규에 자회사 CEO 임기는 '2년 이내'로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1년+1년, 즉 1년 후 재신임을 받아 임기를 1년 더 연장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다만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자회사 사장 임기가 짧다"며 "사장이 중기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장기 성장동력을 평가하겠다"는 의중이다. 최근 임추위 내부에서도 규정대로 2년 임기를 보장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 만큼 이 행장과 오 대표는 내년 CEO 2년 차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JB금융그룹 차기 회장도 이르면 다음주에 확정될 전망이다. JB금융지주는 최근 임추위를 열고 복수의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했다. 유력한 후보는 김기홍 대표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2006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2007년 국민은행 지주회사설립기획단장 등을 거쳐 2014년 JB자산운용 대표로 합류했다. 지난해 전북은행이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맡고 있는 신창무 행장도 주요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그룹에서는 공석인 대구은행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박명흠 행장 직무대행 임기가 오는 26일 끝나는 가운데 차기 행장 역시 박 직무대행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KB금융그룹도 이달 주요 계열사 사장 14명 중 임기가 끝나는 7개 계열사 CEO 9명에 대한 인사 결과를 발표한다. 각자대표 체제인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 이현승·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 등이 대상이다.
신한금융은 오는 21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지주와 은행 등 자회사 임원진 인사를 논의한다. 지주에서는 우영웅·진옥동 부사장이, 신한은행에서는 최병화 부행장 등 13명이 이달 말 임기가 끝난다.
카드업계는 이미 연임을 확정한 사장과 연임이 유력한 인사가 다수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이문환 비씨(BC)카드 대표는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 등 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삼성그룹과 KT는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이면 2년 임기가 끝나는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도 연임이 유력하다. 신한금융지주 특성상 2년 임기 종료 후 최소 1년 이상 대표직을 더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와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도 인사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롯데카드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대표는 2016년 선임된 이후 1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1년씩 연임했다. 추가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과 박찬종 사장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이 부회장은 2013년 사장에 오른 뒤 2017년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박 사장은 2013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2016년 한 차례 연임했다. 업계에서는 두 대표 모두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두 대표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생보·손보업계 '맏형' 격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현성철·최영무 사장은 최근 유임이 확정됐다. 금융협회 중에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중앙회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까지는 뚜렷한 후보군이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관 출신 회장 선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임기는 이달 27일까지다. 새 회장 선출은 이 회장 임기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김태성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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