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더 낸 세금 1600억 되찾아…한숨돌린 28개 부동산펀드
입력 2018-12-13 17:20 
부동산 펀드 투자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 변수로 낮아진 수익률을 만회하게 됐다. 자산운용사들이 2013년 당시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동산 펀드에 부당하게 부과한 취득세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 최종심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아쎈다스자산운용이 서울시를 상대로 한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인 자산운용사들 손을 들어주며 취득세 일부를 환급받게 됐다. 이번 소송의 시작은 취득세 관련 다툼이다. 당시 존재했던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부동산 펀드가 건물 등을 매입할 경우 취득세를 30% 감면해주기로 돼 있다. 그러나 2013년 지자체들이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취득세를 모두 추징하면서 소송이 시작됐다. 당시 법적 근거 없이 총 1400억여 원의 세금을 더 추징당한 28개 자산운용사가 법무법인 화우와 율촌을 선임해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16년 1심 행정법원에서는 대부분의 원고가 승소했지만 일부는 패소했다. 2심 고등법원에서는 원고가 승소했음에도 지자체들이 상고하면서 3심인 대법원까지 소송이 넘어가게 됐다. 소송으로 인해 최종 투자 수익이 확정되지 않아 펀드 운용 기간이 지났음에도 청산되지 못해 고객들 자금은 계속 묶여 있었다.
지난달 29일에는 KB와이즈스타사모부동산투자신탁(펀드)의 수탁회사인 NH농협은행이 서울시 마포구청장을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손을 들어줬다. 펀드 운용사인 KB자산운용은 이를 통해 20억원가량을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운용 기간이 끝난 펀드는 청산이 가능해졌고 애초 감면되어야 했던 취득세를 돌려받게 돼 펀드 수익률은 세금 추징 시와 비교해 1%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은 "28개 자산운용사가 낸 소송이 피고와 액수만 다르지 사건의 본질은 같기 때문에 다른 최종심에서도 비슷한 판결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1400억여 원의 취득세에다 환급가산세까지 더해 약 16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소송에 휘말린 부동산투자신탁 펀드는 모두 사모펀드였고 펀드 결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탓에 환매가 불가능했다. 신 본부장은 "지방세특례제한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설정된 부동산 펀드는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거나 추가 소송에 들어갈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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