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EO의 투자 한수] 불확실성의 시기…대안은 헤지펀드
입력 2018-12-13 17:17 
최근 경기 사이클 논쟁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9년간 장기 상승한 후 하락 조정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도 하락 추세다. 미국은 내년 말까지 3~4차례 정책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경기 사이클상 후반부에 접어들게 된다. 더불어 연중 지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이 상존할 때는 중위험·중수익 스타일의 헤지펀드에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헤지펀드의 '헤지'란 펜스라는 뜻에서 왔다. 가축이 도망가지 못하게 안전한 울타리를 쳐놓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헤지는 '자산을 손실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로 발전했고 최초의 헤지펀드는 1949년 미국 앨프리드 윈즐로 존스라는 투자가에 의해 설계됐다. 차입매수(leverage)와 차입매도(short-sell)를 통해 변동이 큰 주식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꾸준히 이익을 내는 전략이다.
간혹 헤지펀드는 다소 위험한 상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는 원유, 외환, 주식 등 투자 대상과 전략에 따라 투자 리스크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시장 변동과 상관성이 작고 꾸준한 수익률을 창출하는 전략의 펀드 위주로 볼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는 11월 말 기준 15% 하락했지만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를 기록하고 있고, 6% 이상 수익률을 유지하는 펀드들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식시장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운용이 가능할까? 롱-숏 전략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차입매도하는 전략이다. 가령 화장품 회사인 A사와 L사가 있는데 L사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L사를 롱(매수)하고 A사를 숏(매도)하는 게 롱-숏의 기본이다. 만약 주식시장이 크게 빠지는 경제위기 또는 중국에서 국산 화장품을 규제하는 산업위기에도 두 주식 주가는 같이 하락하기 때문에 리스크는 최소화된다. 단지 L사 주가가 A사 주가보다 저평가되었기 때문에 빠질 때 좀 덜 빠지고 오를 때 더 오르기 때문에 두 주가 간 차이가 수익이 되는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 하락이나 상승의 한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는 주식 간 가치 차이를 노리는 방식이다. 그 밖에도 헤지펀드는 전환사채(CB)를 활용한 메자닌 전략과 기업공개(IPO), 기업 이벤트를 활용한 전략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접목시켜 수익을 내기도 한다.
사모 헤지펀드는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사모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발품을 팔아보면 5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는 공모형 헤지펀드들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모형은 우수 헤지펀드들을 5개가량 선정하여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변동성은 낮고 더욱 안정적이다. 투자는 수익을 목표로 하지만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 안개가 낀 길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운전하듯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목표 수익률과 리스크를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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