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혜경궁 김 씨' 쏟아지는 궁금증
입력 2018-11-18 19:30  | 수정 2018-11-18 20:01
【 앵커멘트 】
혜경궁 김 씨에 대한 쏟아지는 궁금증,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사회부 윤길환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윤 기자, 그동안 혜경궁 김 씨 트위터 계정에 어떤 글들이 올라왔기에 논란이 되는 건가요?

【 기자 】
해당 계정은 지난 2013년 '정의를 위하여'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공격을 시작한 대상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친형 이재선 씨인데요.
문제가 불거진 건 이 시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활동하면서부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을 서슴지 않은 겁니다.
올해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는 당내 경쟁자인 최성 전 고양시장과 전해철 의원 등 이 지사와 상대하는 인물에 대해 무차별 공격 글을 올렸습니다.

이 때부터 누리꾼들이 댓글로 계정주를 김혜경 씨와 연결지으면서 혜경궁 김 씨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특히, 세월호를 공격의 도구로 삼은 막말도 이어졌는데, 이러한 글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이 지사 지지자를 제외한 진보진영 전체와 등을 돌린 격이 됐습니다.


【 질문2 】
경찰이 혜경궁 김 씨 계정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라고 결론을 냈는데, 만약에 정말로 해당 계정주가 김혜경 씨라면 왜 김 씨에 대한 정보를 고스란히 노출하면서 인터넷 활동을 해온 걸까요?

【 기자 】
말씀하신 대로 혜경궁 김 씨 계정 정보를 보면 이름의 영문 이니셜부터 거주지, 휴대전화 끝 번호 두 자리, 대학 전공과 두 아들을 둔 상황까지 김혜경 씨의 인적사항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 내용을 보면 누구라도 '계정주가 이재명 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일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 지사도 이에 대해 아내가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며 아무나 막 만들 수 있는 트위터 계정을 쓸데없이 자기 개인정보를 넣었겠느냐며 반박한 바 있습니다.
김혜경 씨가 아니라면 누군가 이 지사를 음해하려는 목적으로 계정 정보를 입력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만약에 계정주가 김 씨가 맞는다면 미국에 본사를 둔 트위터의 특성상 실제 계정주를 찾기가 어렵다는 걸 노린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 질문3 】
이재명 지사 측은 혜경궁 김 씨 계정이 아내 김혜경 씨와 관련이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데, 해당 계정주에 대한 고소·고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나요?

【 기자 】
그동안 이 지사 측은 혜경궁 김 씨의 활동으로 아내 김혜경 씨에 대한 명예훼손은 물론, 이 지사를 정치적 프레임에 가두어두려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변호사 출신으로 이른바 '고소왕'으로 불릴 정도로 어떤 사안이든 법적 대응으로 맞섰던 이 지사가 혜경궁 김 씨 계정주에 대해 고소·고발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현재까지 해당 계정주에 대한 법적 대응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혜경궁 김 씨 계정이 이 지사 측과 뭔가 연관된 부분이 있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질문4 】
이러한 이 지사 측의 대응방식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면서요?

【 기자 】
일종의 네티즌 수사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혜경궁 닷컴'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혜경궁 김 씨 계정주가 누구인가를 밝혀내자며 만들어진 누리꾼들의 모임인데요.
혜경궁 닷컴 관계자는 이 지사의 대응이 일반적으로 고소부터 했던 것과 달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혜경 씨가 '범인'이 아니라면 자신의 부인이 명예훼손에 휘말리는 데 가만히 있겠느냐는 거죠.
이 지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내는 SNS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등 엉뚱한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는 겁니다.


【 질문5 】
그동안 혜경궁 김 씨가 누구인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이 지사의 전직 운전기사도 그렇고 새로운 인물이 제기됐었죠?

【 기자 】
지난 2013년 혜경궁 김 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SNS에 '난 평범한 아줌마'라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재명 팬카페 운영자와 나눈 대화도 있는데, 운영자는 혜경궁 김 씨를 '이보연'이라고 부르며 카페 활동을 독려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운영자가 갑자기 혜경궁 김 씨는 사실 50대 남성으로 이 지사의 전직 운전기사라는 주장을 펼칩니다.
경찰이 이 운전기사를 조사한 결과 해당 계정주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렇다면 과연 이 이보연은 누구인가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거죠.


【 질문6 】
그렇다면, 방금 이야기한 이보연이라는 사람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 기자 】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이보연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이 혜경궁 김 씨의 계정 정보를 하나하나 대조해봤는데, 성남에 사는, 특정 기간에 휴대전화를 바꾼, 끝자리가 44번인 여성 중에 이보연이라는 사람은 없었던 거죠.
이보연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나타나지 않는 이상, 적어도 계정의 정보와는 상관이 없는 가짜 인물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클로징 】
내일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가 진행되면 혜경궁 김 씨 논란은 더욱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진행 과정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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