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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고 고마웠다고”…엄앵란, ‘영원한 기둥’ 故신성일 떠나 보내며
입력 2018-11-04 15:47  | 수정 2018-11-04 15:50
사진 I 공동취재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변하지 않고 의지하는 기둥이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중 엄앵란의 말”
고(故) 신성일의 아내인 영화배우 엄앵란이 눈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죽어가면서도 영화만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추모했다.
엄앵란은 4일 오후 2시 5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신성일의 빈소 앞에서 딸과 함께 남편이자 동료였던 고인을 추억했다.
그는 고 신성일은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만 생각했고,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며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좋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성일은 '가정남자'가 아니라 '사회남자'였다”는 그는 일에 미쳐 집안은 내게 맡겼고, 그래서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었다. 이 남자는 사회적이었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늘그막에 함께 재밌게 살려고 했는데 내 팔자가 이렇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도 존경할만 해서 55년을 함께 살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남긴 말은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였단다. 엄앵란은 딸이 신성일에게 ‘아버지,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전할 말 없느냐고 물었더니 ‘참 수고했고 고맙다고 해라. 미안하다고 해라고 말했다더라”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승에서는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사람 만나 구름 타고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두 사람은 영화 ‘로맨스 빠빠로 인연을 맺고 ‘특등신부와 삼등신랑 ‘청춘교실 ‘가정교사 ‘말띠여대생 등 20여 편의 작품을 함께했다. ‘맨발의 청춘으로 당대 최고의 톱스타 반열에 오른 신성일은 이후 엄앵란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며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확연히 다른 생활 습관, 그리고 신성일의 외도 문제로 별거에 들어갔지만 이혼은 하지 않았다. 파란만장한 이들의 이야기는 각종 방송을 통해 전해졌고, 2015년 엄앵란이 갑작스러운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20여 년 넘게 집을 나간 신성일은 돌아왔다. 엄앵란이 수술부터 회복하는 과정에까지 그 옆을 지킨 것.
이후로도 두 사람은 떨어진 채로 각자 생활했지만 서로에 대한 돈독한 믿음을 과시해왔다. 신성일 역시 폐암으로 투병하면서 희로애락이 담긴 삶의 여정을 함께 한 두 사람. 결국 진짜 '동지'임을 증명하면서 현세의 인연을 끝맺음 하게 됐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영화인장으로 거행된다. 발인은 오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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