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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부동산] 재건축 막힌 대치선경은 주차장 공사중
입력 2018-11-02 17:22 
정부가 재건축을 강하게 규제하자 30년 지난 서울 강남 아파트가 주차장 확장 공사 등 보수 공사에 나서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재건축은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미뤄왔던 공사를 하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재건축 대장주인 선경아파트가 지난달 8일부터 3개월간 주차장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녹지, 놀이터, 테니스장의 절반 정도를 주차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공사 금액은 4억원에 달한다.
30~40년 된 대치동 아파트들은 이른 시일 내 재건축은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준공된 지 39년 된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문턱까지 갔다가 좌절했다. 정비계획안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지금까지 네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공공 보행통로변 시설 계획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35년 된 선경아파트도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지만 기약이 없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은마아파트 재건축 단지 매물 가격이 한 달 만에 1억원 이상 하락했다. 한국감정원 가격동향에 따르면 최근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 급매물가가 1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9월 초만 하더라도 18억원을 상회해 18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다.

결국 보수 공사를 해 삶의 질이라도 높이자는 분위기다. 그중 주차장 문제가 가장 대두된다. 대치동 아파트들은 전용면적 135㎡ 이상 대형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가 많아 주차장이 늘 부족하다. 실제로 선경아파트의 가구당 주차 가능 대수는 1.21대다. 다른 아파트도 비슷한 수준인데 특히 은마아파트는 1.13대에 불과하다.
올 초 선경아파트는 단지 내 상가 상인과 주민 간 주차장을 두고 마찰이 일었다. 또 다른 대치동 아파트인 미도아파트는 아파트 동 간 마찰이 생겨 동별로 주차장을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 확장 공사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다. 주차장 문제는 오래된 아파트들의 공통된 문제점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파트 단지 내 화단이 많았던 선경아파트만 대치동 아파트 가운데 주차장 확장 공사를 하는 것이다. 선경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앞뒤에 있던 화단 25m를 12m로 줄여 주차장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녹지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아파트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돈을 쓴다는 것은 재건축을 조기에 추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당장 재건축을 하지 않더라도 자산가치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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