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박자 갖춘 LG화학, 中경쟁사 시총 넘어설까
입력 2018-10-29 17:54  | 수정 2018-10-29 20:01
코스피가 2000선이 붕괴되는 등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는 약세장에서 LG화학 주가가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LG화학의 저평가 매력과 전지(배터리)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 주가는 3.55% 오른 33만5500원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 급락세가 시작된 지난 11일에 비해서도 약 10% 상승했다. 다른 종목들이 연일 최저점을 갈아치우며 하락세를 거듭하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LG화학 주식 217억원, 33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LG화학 주가가 독야청청하는 이유는 중국 경쟁사 대비 저평가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LG화학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종목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가치는 약 13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중국 CATL의 시가총액 대비 약 40% 할인된 수준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화학은 CATL보다 품질 경쟁력이 뛰어나고 향후 5년간 성장성도 높아 이익 모멘텀이 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전지사업 전반의 매출 성장 가능성도 LG화학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올 3분기 실적에서 LG화학은 전지부문에서 8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181억원 대비 무려 366%나 늘었다. 전지부문 매출도 1조704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본래 전지사업은 매출 성장 지연에 따른 손실 확대로 매우 불투명해 보였다"며 "하지만 3분기 실적을 보면 내년 전지사업이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전지사업 연매출을 10조원, 영업이익율은 한 자릿수 중반을 제시했다.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내년 실적 전망도 밝다. LG화학은 4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만 매출액 1조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90GWh(기가와트시)까지 늘린다는 당초 계획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LG화학이 올 6월 말 기준으로 자동차 전지사업에서 수주한 잔액은 무려 60조원에 달한다. 중국 시장 또한 LG화학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자에 제공하던 보조금을 2020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 수혜를 받던 CATL이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을 기점으로 LG화학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CATL이 LG화학을 앞서고 있지만 보조금이 없어지면 품질경쟁력이 뛰어난 LG화학이 CATL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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