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잡아라 잡(JOB)] "신기해서 매만진 사원증, 이젠 인스타 필수템됐어요"
입력 2018-10-29 10:28 

"안녕하세요. 야망 쇼호스트 김정우입니다."
예사롭지 않은 자기소개로 인터뷰를 시작한 김정우 K쇼핑 신입 쇼호스트(35)는 올해 KTH가 실시한 공개오디션에서 15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전원 카메라테스트가 포함된 K쇼핑 공개오디션에는 지원자 700여명이 몰려 최종 5명이 합격했으며, 김 쇼호스트는 그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나이가 단점이 될 수 있는 치열한 방송계에서 아직 교육 중임에도 PD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것도 그다.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K쇼핑 미디어센터에서 환한 표정이 인상적인 김 쇼호스트를 만났다.
김 쇼호스트는 사내에서 '김야망'으로 불린다. 서글서글한 인상이지만, 평소 호기심이 많아 선배 쇼호스트는 물론 방송 관계자들을 쫓아다니며 질문해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그는 "스스로 나이에 구애받지 않으려 하지만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더 먼저, 더 빨리 익혀야 한단 생각을 갖고 있다"며 "먼저 배워서 상대에게 알려주고, 후배가 생기면 '저 나이에도 할 수 있다'란 귀감이 되고 싶다. 지금은 동기들 사이에서 '큰형'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김 쇼호스트는 국내 최초 '헬스돌'을 내세운 아이돌그룹 록키스 출신이다. 일본에서 먼저 데뷔해 한국에 진출했다. 일본과 다른 방송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방송이 없으면 직접 CD를 들고 뛰어다녔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녹록치 않았다.

그는 "록키스는 결국 해체했어도 쇼호스트 면접에서 록키스 포스터를 펼치며 자기소개를 했다. 록키스를 아는 심사위원은 없었지만(웃음)"이라며 "방송을 계속하겠단 꿈도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생겼다. 굉장히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인생에 큰 도움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돌그룹 활동 이후 인터넷방송과 수입차 큐레이터를 하며 계속 쇼호스트 오디션에 도전했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며 정보를 전달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동안 쓴 이력서만 수십장에 이르고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것만 수차례였다.
김 쇼호스트는 "KTH는 지원자 전원에게 카메라테스트 기회를 주는 만큼 나이나 이력서에 치우치지 않고 방송 역량을 먼저 보일 수 있었다. 퇴사자가 공개오디션을 통해 재입사할 정도로 열린 채용을 하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라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붙었다. 입사해 사원증을 받고는 계속 매만졌다. 늘 그 기분을 잊지 않으려 애쓴다"고 강조했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최근 사진에는 빠지지 않고 사원증이 등장한다. 초심을 잃지 않겠단 각오에서다.
김 쇼호스트는 "밥을 먹으러 나가도 사원증을 목에 건다. 신입사원이면 누구나 자부심과 소속감에 그러지 않나"라면서 "남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출퇴근일이 정해져 있는 일상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김정우 K쇼핑 쇼호스트 [사진 제공 = KTH]
쇼호스트란 상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직업인 만큼 그는 쇼호스트가 의외성을 가져야 한다고 여긴다. 처음엔 화려하고 매력적인 외적 이미지로 다가가기 쉽지만, 제품 정보를 비롯해 일반상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며 결국 내면적 매력과 진심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외적으로 치우져 있다고 평가하고 공부에 주력하는 게 최근 그의 일상이다.
기본기를 다져 방송용어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사용하려는 것도 그런 노력 중 일부다. 김 쇼호스트는 "홈쇼핑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길이감', '기장감' 등의 단어는 최대한 쓰지 않으려 한다. '들어오세요'란 문장도 문제가 있단 걸 알았다"며 "아예 안 쓰긴 어렵겠지만 알고 주의하는 것과 모르고 그냥 쓰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시사상식은 물론 언어 공부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매일 교육과 공부를 마친 뒤에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활용해 녹화 연습을 한다. 평소에도 카메라와 대화하듯 말하고, 동기들과 얘기할 때도 의도적으로 방송용어를 쓴다. 좋은 구절이 생각나면 바로 메모하거나 녹음한다.
김 쇼호스트는 앞으로 패션 전문 쇼호스트가 되고 싶단 각오를 밝혔다. 187cm의 훤칠한 키가 장점이다. 최근엔 체중감량에 돌입했다.
그는 "패션부문은 홈쇼핑에서 가장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다. 특히 남성 패션은 홈쇼핑에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꼼꼼하게 살펴보는 걸 꺼리는 남성들이 TV화면을 통해 재질과 색상 등을 자세히 비교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제품 정보를 빼놓지 않고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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