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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美메리어트호텔 `베팅`…3500만달러 채권 투자 나서
입력 2018-10-04 17:50  | 수정 2018-10-04 20:05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미국 코트야드 메리어트호텔에 400억원을 투자한다.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위치한 메리어트 플레전턴 호텔 전경. [사진 제공 = 신한금융투자]
◆ 레이더M ◆
신한금융투자가 미국 메리어트호텔에 3500만달러(약 392억원)를 투자한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이 각각 1500만달러, 1000만달러를 분담하고 나머지 1000만달러는 신한금융그룹 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구성해 고수익 창출의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GIB(그룹&글로벌IB)는 최근 글로벌 금융사인 바클레이스가 보유한 미국 소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한 중순위(메자닌) 채권 3500만달러 매입 딜에 대표주간과 총액인수 기관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채권은 미국 내 15개 주에 위치한 메리어트호텔 30개 브랜치(총 객실 수 4319개)를 묶은 호텔 포트폴리오 상품이다. 바클레이스 소유 채권은 총 5500만달러로 이 중 3500만달러어치를 신한GIB에 넘겼다. 신한 측은 신한금융투자가 1500만달러, 신한캐피탈이 1000만달러를 매입할 방침이다. 중순위 채권인 만큼 목표수익률은 연 8.5%에 달한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2% 초반에 그치는 만큼 수익률은 예금의 4배에 육박한다.
특히 신한GIB는 개인고객에게 우량 상품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1000만달러는 사모펀드를 설정해 판매할 계획이다. 사모펀드 투자 예상 기간은 7년, 목표수익률은 연 8.5%로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펀드는 신한금융지주 고객에게 이르면 이달 말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안정적인 미국 내 호텔자산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만큼 신한금융지주 고객인 자산가들의 문의가 밀려들 전망이다.
신한GIB는 이번 메리어트호텔 투자뿐만 아니라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집중한 다양한 대체투자로 1년 만에 분기 1000억원대 이익을 내는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GIB는 2020년 세전이익 6000억원을 달성해 금융그룹 내 은행에 이은 2위 '캐시카우'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신한GIB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의 예대마진 이익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수익 확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핵심 IB 조직이다. 지난해 7월 은행, 금융투자, 생명, 캐피털 등 4개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IB사업을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통합한 일종의 '연합군'이다.
실제 신한GIB는 국내외 부동산 자산과 개발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투자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신한 고객과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창구도 마련하고 있다. 판교 알파돔시티 빌딩 공모상장 리츠사업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말 신한GIB는 판교 알파돔시티에 오피스빌딩 용지를 6000억원 상당에 매입하고, 신한알파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만들어 이 중 1140억원을 일반투자자에게 공모해 증권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이번 메리어트호텔 채권으로 만들 사모펀드 또한 신한 고객이 해외 유망 부동산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구조다. 지난 4월에는 3조4000억원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민간 투자사업에 신한GIB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건설사의 전유물로만 생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해외에서는 대형 부동산 자산의 대체투자와 동남아시아에서 IB업무가 성과를 내고 있다. 연초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인 원월드와이드플라자에 1억9000만달러 규모 대출을 주선했다. 신한GIB가 글로벌IB와 협업해 딜을 소싱하고 신한 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대형 거래가 성사됐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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