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빚 때문에 마이너스통장 쓰는 직장인들…"한도 소진 무섭다"
입력 2018-10-04 10:37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8월 아내 모르게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 한도 300만원에 금리는 연 3.86%. 조금만 쓰고 갚으면 될 것 같았지만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A씨는 두 달여 만에 대출 한도를 다써버렸다. 이달 급전을 또 조달해 막아야하는 주택자금 대출 원리금과 자동차 할부금, 카드대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한도 소진이 무섭다"는 A씨는 지인에게 손을 벌리자니 말을 꺼내기 어렵고 결국 금리가 연 9%에 육박하는 보험약관대출로 돌아오는 대출 원리금을 임시로 해결할까 고민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 대출금 상환 때문에 마이너스통장을 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60조원 안팎으로, 79개 저축은행의 기업과 가계자금을 포함한 모든 여신을 합한 수준이다. 또 지난 2011년 8월 국내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이 43조4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7년 동안 2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급전이 필요할 때 한도 내에서 쓰고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는 데다 사용한 만큼만 이자를 내기 때문에 다른 대출 대비 편리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예적금 담보대출 등과 같은 기타대출도 자금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커지고 있다. 기타대출은 8월까지 잔액이 연중 14조7000억원 늘었으며 6월중 1조8000억원, 7월에는 1조7000억원, 8월은 2조5000억원 각각 증가해 자금수요가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나마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금리 연 10% 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나 신용등급이 낮거나 대출한도가 나오지 않으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가계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부업체 이용자는 247만3000명, 대출잔액은 16조5000억원으로 1년새 잔액이 2조원 가까이 늘어 불황속 서민들의 급전 수요를 비교적 금리가 낮은 은행권이 흡수하지 못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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