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봉구스밥버거, 점주들 몰래 매각…수십억 채무 얽혀 논란 심화
입력 2018-10-04 09:5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600곳이 넘는 가맹점을 소유한 밥 버거 브랜드 '봉구스밥버거' 대표가 치킨 브랜드 '네네치킨'에 회사를 매각한 사실을 점주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네네치킨 측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치킨으로 쌓은 노하우와 프랜차이즈 운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라며 "이번 봉구스밥버거 인수를 통해 그동안 축적한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과 외식 전문기업으로서의 품질 안정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인수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나 매각 사실을 미처 전해 듣지 못했던 점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열 봉구스밥버거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세린(32) 대표는 점주들에 매각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채 지난달부터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인수가 확정된 것은 두 달 전 가까이 된다는 이야기인데, 그 기간 사이에 아무런 말도 없고 네네치킨 측도 공지하지 않고 쉬쉬했다"고 사안을 설명했다.

특히 오 대표와 점주들 사이에 40억원 안팎의 채무 문제가 얽혀 있는데도 이를 처리하지 않고 회사를 처분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가맹점협의회의 설명에 따르면 점주들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스기를 오 대표와 본사 측 요청으로 바꿨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위약금을 오 대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한 회장은 "멀쩡히 잘 쓰던 포스기를 오 대표의 요청으로 바꾸는 통에 위약금이 발생했다"며 "새 업체와의 계약도 이상한 조건이라 쓰면 쓸수록 위약금이 커지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 대표는 위약금을 책임지겠다며 일부 점주에게는 서약서까지 썼다"며 "그런데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현재는 전무를 맡던 자신의 인척과 해외에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먹튀' 아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봉구스밥버거는 2009년 길거리 장사로 시작한 청년창업 브랜드로, 2014년 8월 기준 900호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오 대표가 마약 투약으로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표의 구설 탓에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해 가맹점 매출에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협의회는 올해 8월 가맹료 문제로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4일 봉구스밥버거 본사에서 새 대표를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추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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