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먹튀' 막는다…6개월 이상 체류자 의무가입
입력 2018-10-04 08:28  | 수정 2018-10-11 09:05


이르면 12월부터 외국인이나 재외국민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건강보험으로 값비싼 진료를 받고 빠져나가 버리는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및 자격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외국인이 진료 목적으로 국내 입국 후 건강보험에 가입해 적은 보험료만 내고 고가의 보험혜택을 누리는 일명 '먹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외국인 등은 건강보험 가입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가 고액의 치료가 필요할 때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보험료 부담과 급여혜택의 유·불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가입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내국인과의 형평성 문제를 낳았습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체류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등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8월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입법예고 중입니다.

복지부는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뒤 법제처 심사를 거쳐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공포후 시행할 계획으로 이르면 12월초, 늦어도 12월말에는 개정안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금은 3개월 이상 체류한 외국인 및 재외국민(직장가입자 및 직장 피부양자 제외)은 개인의 필요에 따라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6개월 이상 체류하면 지역가입자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또한 건강보험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문제도 개선됩니다.

그간 외국인은 국내에 소득·재산이 없거나 파악하기 어려워 체납보험료 부과 및 부당이득금을 환수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런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치료 목적으로 입국, 고가 치료를 받고 건강보험료를 미납한 뒤 출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개정안에 의해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도 전년도 건강보험 가입자 평균보험료 이상을 내게 됩니다.

또한 방문 동거(F-1), 거주(F-2) 체류자격이 있어도 다른 외국인과 동일하게 평균 건강보험료 이상을 부담해야 합니다.

다만 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영주권자, 결혼이민자의 경우 현재와 같이 보유한 소득·재산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합니다.

외국에서 발행된 가족관계 관련 서류는 해당 국가 외교부 확인증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외국인이 건강보험료를 체납했을 때 효과적인 징수 수단이 없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앞으로는 체류 기간 연장 허가, 재입국 등 각종 심사 때 불이익을 주기로 했습니다.

한편 외국인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추세입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2013년 16만2천265명, 2014년 18만4천805명, 2015년 20만8천184명, 2016년 24만8천479명, 2017년 27만416명 등으로 늘었습니다.

2018년 6월 현재 29만876명으로 30만명 돌파를 눈 앞에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재외국민 지역가입자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액은 2013년 987억원, 2014년 1천184억원, 2015년 1천353억원, 2016년 1천773억원, 2017년 2천51억원 등으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5년간 300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6억원의 급여혜택을 받았습니다.

단발성 가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결핵 진료 환자 중에서 한 환자는 보험료 40만원을 내고 9천만원의 급여비를 받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외국인 먹튀진료를 원천 차단하도록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 등에 대해 지역가입자 당연 가입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은 외국인 등이 보험료를 체납할 경우 완납할 때까지 보험급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