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한복인터뷰②]박은영 “마지막 아나테이터? 안타까울 때도”
입력 2018-09-24 08:01 
`박은영의 FM대행진`으로 청취자들의 출근길을 함께하는 박은영 아나운서는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 사진 |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벌써 12년차. 2007년 KBS 33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예능은 물론 교양, 뉴스, 라디오 DJ까지 모두 섭렵했다. 인형 같은 외모에 해맑은 미소, 여기에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때로는 화제의 중심에서, 때로는 화제 밖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박은영(36) 아나운서다.
추석을 앞두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난 박은영 아나운서는 생각보다 여유로웠다. 라디오 생방송 때문에 특별한 휴가 계획은 세우지 못했단다. 특히 올해는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예정이라고. 결혼도 안 했는데 음식 하는 것도 돕고 조카들도 돌봐줘야죠”라며 꺄르르 아이처럼 웃는, 특유의 기분 좋은 미소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인터뷰①에 이어)
Q. 한참 예능과 교양에서 활약하다 이후로는 아침 뉴스를 거쳐 라디오(FM대행진), 시사(속보이는TV 人사이드) 등 활동 분야가 달라진 느낌이다. 아쉬운 부분도, 더 좋은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A. 보다 본업에 치중하는 느낌(?)이에요. 그렇게 안 보실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제가 아나운서를 지원한 건 뉴스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입사 후에 제 성향이 예능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선배들의 권유로 예능에 자주 출연하게 됐어요. 덕분에 다양한 분들도 만나고, 큰 사랑도 받고 좋은 경험들을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좀 더 아나운서로서의 전문성을 보다 키울 수 있는 걸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고 좋아요.
물론 대중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을 수도 있지만 라디오를 통해 또 다른 기운을 얻고 있어요. 굉장히 강력한 편이 생긴 느낌이랄까요? 이전보다 한결 편안해진 기분이에요.
Q. 그래서일까, ‘아나테이너 시대의 마지막 주자로도 불린다.
A. 맞아요. 아무래도 요즘엔 아나운서들이 예능이나 대중과 좀 더 가까운 분야에서 활약할 기회 자체가 너무 적어져서 후배들 입장에서는 많이 서운하기도 하겠죠. 저의 경우는 운이 좋았지만, ‘제2의 전현무 ‘제2의 박지윤을 꿈꾸며 입사한 친구들에겐 다소 암울한 상황이죠.
아나운서실에서도 ‘위기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방송사는 많아졌지만 ‘방송인의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진데다 플렛폼도 많아졌고,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 자체도 많이 떨어졌으니까요. 사실 직업군의 문제라기 보단 워낙 개인의 능력이 중요한 시대다 보니, 내가 어떤 걸 원하고 잘하냐에 따라 많은 게 갈리는 것 같아요.
박은영 아나운서는 여러 변화에 직면한 후배 아나운서들을 응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Q. 그런 와중에 후배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나?
A. 일단 ‘너희들의 탓이 아냐라고 말하죠. 사실 지상파의 권위나 위치 자체가 예전만 못하고,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시대도 아니고요.
저 같은 경우는 그리 끼가 많은 편도 아니고, 애초에 주목받는 걸 좋아하거나 나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아나운서를 지원한 건 아니어서 지금처럼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잘 보이던 보이지 않던 나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큰 만족감을 느껴요.
하지만 끼가 많은 친구들의 경우엔 답답함을 많이 느낄 수 있죠. 그런 친구들에겐 스스로 다양한 돌파구를 찾아보길 권하기도 하고, 언젠가 충분히 기회가 올 거라고 이야기도 해요. 사실 정답도 없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는 시대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선배인 제가 더 잘 이끌어가야지하는 다짐도 하고요. 아, 더 분발해야 겠어요!
Q. 남은 2018년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A. 일단 우리 라디오 박은영의 FM대행진이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전설적인 선배(황정민)의 후광 때문에 혹시나 제가 누가 되면 어쩌나 압박감도 걱정도 컸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저만의 색깔을 찾은 것 같아요. 제 이름을 내걸고 하는 거라 더 애착도 크고, 일방향 소통인 방송에 비해 라디오는 청취자와 워낙 가까이서 함께 하다 보니 더 많은 분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제가 좀 더 잘 해서 함께 하는 동료들도 더 힘이 났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민망하지만 제가 곧 프로젝트 음원을 발매하게 돼 그것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청취자들과 노래하며 함께 하는 코너가 있는데 거기서 시작된 농담이 진짜로 현실이 돼 세미 트로트 한 곡을 선보이게 됐어요. 많은 분들이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고, 굉장히 공감할 만한 가사와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어 완성했어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
`아나테이너` 박은영 아나운서는 세미 트로트 곡으로 가수에 도전한다. 사진|유용석 기자
Q. 오랜 기간 방송일을 하면서 아나운서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나?
A. 없어요. 단 한 번도요. 예전만큼 아나운서들이 사랑받지 못하지만 그런 관심을 떠나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만족감을 스스로 찾을 게 많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무궁무진한 미래가 열려있기도 하고, 충분히 다른 직업과 차별화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후회하고 싶진 않아요. 분명 제가 원해서 선택한 거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게 현명한 게 아닐까요?
Q. 올해의, 오늘의 박은영에게 한 마디
A. 일단 2018년 한 해는 그렇게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게 없어서…우리 분발하자! 일로서도 좀 더 달리고, 여자로서도 좋은 인연을 만나 빨리 결혼하자! 은영이 파이팅!
kiki2022@mk.co.kr
장소제공 및 한복협찬|A by bom 미용실, 비단빔 한복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