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최태원 `통큰 베팅`…SK자원사업 시너지
입력 2018-09-19 08:0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 마산그룹에 5300억원 '통큰 베팅'에 나서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11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과 SK가 함께 성장하는 협력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힌 이후 최 회장의 '베트남 구상'이 구체화 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최 회장은 응우옌당꽝 마산그룹 회장과도 만나 깊은 밀담을 나눴다. SK 측은 "베트남 내수시장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동향에 관한 기업 최고경영자의 시각을 청취하고 중장기적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교감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며 '전략적 파트너십'이 구축된 셈이다.
18일 베트남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 SK(주)가 투자를 결정한 마산그룹은 크게 식음료 사업 부문과 천연자원개발 사업 부문으로 나뉜다.
마산그룹은 9000만명에 달하는 베트남 인구를 바탕으로 먹거리 사업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베트남 음식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돼지고기 위탁 사육 시장 점유율은 35%에 달한다. 베트남 소비자 중 98%가 지난해 적어도 한 번은 마산그룹이 생산한 식음료를 먹어봤을 정도다. 마산그룹은 올해 매출 47조동(약 2조2700억원), 순이익 4조동(약 1900억원)의 실적을 목표로 질주하고 있는 상태다.

마산그룹은 2010년 세계에서 가장 큰 텅스텐 광산 중 하나인 누이파오 광산 경영권 지분을 사들이며 자원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누이파오 광산은 텅스텐 등 매장량 총 5540만t에 달하는 대형 광산으로 중국을 제외한 텅스텐 공급 시장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텅스텐은 SK그룹 주력 생산품 중 하나인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수 소재다. SK그룹은 마산그룹과 이미 사업 구도상 '찰떡 궁합'을 보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SK그룹은 이미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베트남 현지에서 1개 석유생산광구와 2개 탐사 광구를 보유 중이다. SK는 2003년부터 베트남 15-1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후 광구 탐사를 이어나가는 한편 2014년에는 호찌민에 현지 지사를 설립해 베트남 석유개발 사업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번 마산그룹 투자는 SK그룹이 베트남에 보다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K그룹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 해당국과 동반 성장 모토를 내걸고 있다.
[한우람 기자 / 하노이 = 홍장원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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