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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이겨낸 노경은, 말과 표정에 가득했던 책임감
입력 2018-09-19 06:01 
노경은(사진)이 18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팀 연패를 끊는 디딤돌 피칭을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제가 10승 투수도 아니고...”
팀은 연패를 끊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법 했다. 18일 잠실 LG전서 5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노경은(34)은 역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승리투수를 날렸다.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위와 같이 대답한 노경은은 팀이 이겨서 좋다며 줄곧 자신의 역할을 낮췄다. 노경은은 올 시즌 6승 6패를 기록 중이다.
노경은에게는 부담이 많을 등판이었다. 9월 들어 고작 1승 밖에 거두지 못한 채 10패(1승)나 허용한 롯데이기에 한 경기, 한 경기가 가시밭길이다. 에이스 펠릭스 듀브론트는 퇴출됐고 조원우 감독은 거듭 선발진 난조를 아쉬워했다. 박세웅과 김원중, 윤성빈의 성장세도 더디다. 그 가운데 9월 들어 노경은이 7이닝 무실점 호투한 단 한 경기(9월7일 SK전)만 승리한 롯데로서 그의 선발로서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적을 수가 없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은 (노경은이) 길게 던져주길 바란다”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령탑의 기대, 팬들의 바람 등 모든 것을 안은 채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중압감을 잘 이겨냈고 6이닝 가깝게 던졌다. 비록 승리투수는 못 됐지만 사실상 이날 경기 롯데의 후반 결승점을 이끈 밑바탕 활약이 됐다. 롯데의 9월 두 번째 승리, 시작점이 또 노경은이었 던 것.
그래서였을까. 6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올 때 노경은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볼넷을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진다. 6회말에도 상대에게 치라고 던진 공인데 그게 빠졌고 볼넷이 돼 아쉬운 마음이 드러난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문턱에서 놓친 부분도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마지막 순간, 잘 되지 않아 경기를 매조 짓지 못한 자신의 피칭에 대한 아쉬움이 강했다.
노경은의 책임감은 롯데의 귀중한 1승 디딤돌이 됐다. 이날 롯데는 최악의 흐름인 지난주와 비교했을 때 당시보다는 분명 나아진 집중력을 선보였다. 노경은과 이대호, 구승민과 후반 나경민, 손승락까지 어려운 경기를 어렵게라도 이기는 데 집중했고 결실을 맺었다. 연패탈출 과정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노경은은 연패라고 모두들 아무 생각이 없거나 하지 않았다. 다들 연패기간 심적으로 고생이 많았는데 오늘 연패를 끊어내자는 마음이 강했다”며 처음부터 5이닝, 6이닝 던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1이닝씩 중간투수 마음으로 던졌다. 계속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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