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아그라` 황반변성 치료에 정말 효과 있을까?
입력 2018-09-11 16:38 

심혈관계질환, 즉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알려진 비아그라가 황반변성 진행을 차단하고 손상된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의학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임상연구가 필요하고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안과전문의는 "비아그라 복용시 개개인에 따라 어느 정도 효과를 얻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확실한 효과를 언급하기에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자칫 잘못 복용할 경우 병을 더 악화시키고 심근경색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황반변성(AMD) 환자 5명을 대상으로 매일 비아그라를 2정씩 2년 동안 투여한 결과 환자 중 한명은 시력이 개선되고 나머지 4명은 증상의 진행이 억제됐다. 비아그라의 시데나필 성분에 의해 망막 앞쪽에 있는 맥락막(choroid)으로 가는 혈류가 개선되어 황반변성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비아그라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기 때문에 맥락막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고 황반에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는 얘기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13년 9만 9,305명에서 2017년 16만 4,818명으로 4년 사이 약 66%나 증가했다. 매년 환자수가 약 16%씩 증가하는 셈이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대표적인 노인성 실명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젊은 층 환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4년간 10~20대 황반변성 환자 수는 38.6%나 증가했다.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와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안압의 상승을 일으키는 요인과 고혈압 등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심혈관계 질환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누네안과병원 오현섭 안과전문의는 비아그라의 황반변성 치료효과와 관련해 "통계적으로 명확한 결론이 나와 있지는 않다. 다만 비슷한 효과로 비아그라가 고산병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고산병은 낮은 지대에 있던 사람이 해발고도 3000m 이상의 고지대로 갑자기 이동했을 때 나타나는 급성반응으로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해 호흡곤란 등을 초래하는 증상인데, 등산 전 미리 비아그라를 복용할 경우 비아그라 성분이 수축된 폐 혈관을 이완시키고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고산병을 막아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실제 폐 고혈압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레바티오라는 약과 같은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아 명확하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오현섭 전문의는 지적했다.
황반변성 치료는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아잔틴이 풍부한 루테인, 시금치, 브로콜리 등 녹색 채소와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오메가-3, 연어, 고등어 등을 섭취하는 것이 질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달리기, 수영, 자전거 등 유산소운동을 병행한다면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현섭 안과전문의는 "무엇보다 평소 많이 웃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며 "하루 3초 이상 박장대소 하는 것 만으로도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이 분출돼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혈압을 떨어뜨려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고 덧붙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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