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태리 명차 마세라티 "독일차 덕에 살맛 납니다"
입력 2018-08-27 17:31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스포트[사진제공=FMK]

"이태리차 마세라티는 독일차 덕에 살맛 나고, 독일차 고객은 마세라티 살만 합니다"
이탈리아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 브랜드인 마세라티가 독일차 브랜드 덕에 살 맛 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구매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고객이기 때문이다.
27일 마세라티 수입판매사인 FMK에 따르면 자체 조사 결과, 올들어 마세라티 차량을 구입한 고객 중 독일 3사 브랜드 차량 보유자 비중이 60% 이상으로 나왔다.
기블리 고객의 경우 10명 중 7명이 독일 브랜드에서 넘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고객은 메르세데스-벤츠 C·E클래스, BMW 3·5시리즈, 아우디 A4·A6 등을 기존에 탔던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3사 브랜드 외에 포르쉐·렉서스 차량을 탔던 고객들도 다음 차로 기블리를 선택했다.
사실 마세라티는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독일 브랜드에 밀려 존재감이 약했다. 2013년에는 연간 판매대수가 120대에 불과했다. 2014년에는 730대로 판매대수가 증가했지만 여전히 1000대 미만에 그쳤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것도 문제였다.
그러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기블리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2015년에는 전년보다 180% 증가한 1300여대를 판매하면서 1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이 중 70%를 기블리가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대박 드라마 '도깨비' 열풍에 힘입어 '도깨비 차'로 인지도를 높인 르반떼까지 가세하면서 판매대수가 또 다시 180% 늘었다.
올들어서도 7월까지 총 957대가 팔렸다. 이 중 기블리는 328대다. 마세라티 판매차량 3대 중 1대는 기블리가 책임지고 있다.
FMK는 벤츠·BMW·아우디 세단을 타던 고객들이 다음 차로 기블리를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이들 고객은 독일차가 대세가 된 뒤 독일차와 다른 희소가치, 독일 브랜드와 다른 이탈리아 브랜드만의 품격과 감성, 장인정신을 투명한 디자인, 마세라티 특유의 가슴 두근거리는 배기음, 럭셔리카이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1억원대 가격에 이끌려 기블리를 구입했다고 FMK는 풀이했다.
FMK 마세라티 담당자는 "독일 차량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면서 오히려 이탈리아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차별성과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독일 3사 브랜드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멋과 품격을 전달할 수 있는 마세라티를 다음 구매목록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FMK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 명품 자동차 브랜드로서 대중화한 브랜드와 다른 차원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마세라티만의 가치와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왓츠 유어 넥스트(What's Your Next)'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기존 마세라티 고객의 자부심을 높이는 동시에 럭셔리차를 통해 남다른 멋과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세라티 기블리[사진제공=FMK]
'마세라티 효자'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는 기블리는 슈퍼카로서는 저렴한 1억원 초반대 모델이지만 플래그십 세단인 콰트로포르테와 섀시, 서스펜션 레이아웃, V6 엔진, 8단 ZF 자동 변속기를 공유한다.
현재 판매되는 뉴 기블리의 전장x전폭x전고는 4970x1945x1455mm이다.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이 설계한 V6 가솔린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된다. 오토 스타트 스탑 기술을 적용했다.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 유로6 인증을 받았다. 이로써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도 친환경적이다.
기블리 S Q4는 3.0ℓ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30마력, 최대토크는 59.2kg.m다. 기존 모델보다 출력은 20마력, 토크는 3.1kg.m 더해졌다. 최고속도는 286km/h이고, 발진가속도(시속 0→100km 도달 시간)는 기존 모델보다 0.1초 단축한 4.7초다.
기블리 가솔린은 최고출력이 350마력, 최대토크가 51kg.m이고 디젤 모델은 각각 275마력, 61.2kg.m다.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우아하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새로운 전후면 범퍼 디자인을 채택했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다듬었다.
매트릭스 LED를 탑재한 헤드라이트는 먹이를 쏴보는 상어의 눈을, 하이퍼포먼스 쿠페인 그란투리스모에서 영감을 받은 그릴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상어의 입을 연상시킨다. 측면에서 보면 쿠페 형태를 띤 날렵한 모습이 상어의 유선형 몸을 떠올리게 만든다. 유선형 차체로 공기저항 계수는 0.31에서 0.29로 7% 개선됐다.
뉴 기블리는 럭셔리 감성의 그란루소(GranLusso)와 스포티한 매력의 그란스포트(GranSport) 두 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콰트로포르테와 동일한 듀얼 트림 전략을 채택했다.
그란루소 트림은 럭셔리 감성과 안락함을 강조한 모델이다. 크롬으로 마감한 프런트 범퍼가 세단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를 한층 끌어 올린다.
실내에서는 기본 제공되는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실크 에디션이 엔트리 모델이라고 여길 수 없을 정도로 품격 높은 분위기를 발산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 소재로 마감해 차량 내부에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이탈리안 감성을 부여했다. 부드럽게 닫히는 소프트 도어 클로즈 기능은 세단의 우아함을 완성한다.
그란스포트 트림은 피아노 블랙 인서트 스포츠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을 채택해 역동성과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기본 제공되는 스포츠 시트는 12방향 자동 조절 기능과 메모리 기능을 갖췄다. 운전자에게 '안성맞춤' 시트 포지션을 제공하면서 과격한 와인딩 드라이빙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기본 탑재되는 스포츠 스티어링 휠, 스포츠 페달은 마세라티만의 레이싱 DNA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사진제공=FMK]
고성능 슈퍼카의 필수조건인 안전성도 우수하다.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인 2017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 성능을 향상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인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도 탑재했다.
기존 제공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하이웨이 어시스트 시스템도 추가했다.
전륜은 더블 위시본 시스템, 후륜은 멀티링크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후륜 모두 노면 조건에 따라 지속적으로 댐핑력을 변동시키는 스포츠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을 채택했다.
스포츠 스카이훅 서스펜션 시스템은 4개의 바퀴에 장착된 가속 센서를 통해 주행스타일과 도로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ECU에 전달, 지속적으로 댐핑률을 조설하면서 주행을 최적상태로 만들어준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1억1400만원~1억2270만원), 사륜 구동 S Q4 모델이 1억2870만원~1억4080만원, 디젤 모델은 1억1240만~1억2110만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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