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날벼락 맞은 남북 기대株…회복 가능할까
입력 2018-08-27 16:47  | 수정 2018-08-27 16: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남북 경제협상 수혜주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터키발 금융위기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경협주들이지만 북한을 둘러싸고 냉온탕을 오가는 국제 정세에 속수무책 휘둘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방북 취소를 기점으로 한동안 남북경협 주들의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철도와 토목건설주, 개성공단 입주 기업 등 북한 사업 진출 기대감을 갖고 있던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 장을 끝냈다.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인 현대로템은 전거래일 대비 11.59%(3600원) 하락한 2만7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로템은 이른바 '대북 경협 대장주'로 불렸던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통일경제특구' 등 남북경협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철도 수혜종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던 지난 9일부터 폼페이오 방북 취소가 결정되기 직전인 24일까지 약 16% 이상 상승세를 보였으나 주말사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방북 취소 계획이 알려지면서 장 중 한때 2만7300원까지 떨어졌다.

남북 철도 연결 수혜주로 주목받은 대호에이엘 또한 개장과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더니 전거래일대비 13.13%(810원)이상 떨어지며 5360원으로 마감됐다.
이외에도 현대건설 우선주(11.29%), 대동스틸(15.06%), 동양철관(-9.55%), 에코마이스터(-15.52%), 현대엘리베이(-11.83%), 한일현대시멘트(-14.40%), 성신양회(-13.30%), 부산산업(-10.07%) 등 10%대 이상 낙폭을 보이며 줄줄이 하락세다.
또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북한 내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사료·농약 등을 공급을 할 수 있어 급상승했던 관련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조비(-9.97%), 경농(-8.79%), 현대사료(-5.92%) 등 약세로 돌아섰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으로 주목받던 재영솔루텍(-8,43%), 좋은사람들(-11.36%) 등도 악재를 고스란히 받아냈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발발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물량을 쏟아낸 탓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배후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북한과의 협상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미국 의회와 중국의 숨겨진 속내 등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불안정하다"며 "남북 경협주는 이런 대내외 정세와 미국의 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종목들"이라고 분석했다.
복잡한 셈법이 얽혀있다 보니 이번 방북 취소를 기점으로 남북 경협주의 모멘텀이 상실되면서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아져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결국 가시화되지도 않은 가능성만 보고 주가가 상승한 종목들이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 방어 지지가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등의 기회는 아직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다른 증권업계 종사자는 "다음달엔 5차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9월 9일)과 이시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동방경제포럼, UN총회 등 북한을 놓고 관계 개선의 여지가 있는 호재성 이벤트가 연이어 있다"면서 "남북 경협 종목들은 단기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터키, 베트남 등 신흥국 투자 대안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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