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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전반 몸풀기·후반 위협적이었던 조던 클락슨
입력 2018-08-27 14:34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농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가 열렸다. 허재 감독이 필리핀 조던 클락슨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NBA 정상급 가드는 위협적이었다. 초반에는 모든 걸 보여주지 않았지만, 몸이 풀지자 화려했다.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은 거의 만석이었다. 농구 열기가 뜨거운 필리핀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었다.
이날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농구 한국과 필리핀의 8강전에 조던 클락슨(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이 떴기 때문이다. 클락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전종목 선수 중 가장 몸값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락슨은 지난 21일 중국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필리핀 대표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필리핀 선수들과의 호흡에서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3쿼터까지 28득점을 올리며 중국을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앞장섰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에도 경계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이날 한국전에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초반 클락슨의 몸은 무거워보였다. 경기 시작 1분이 채 못 지난 시점에 정중앙에서 3점슛을 시도했지만 림을 맞고 나왔다. 한국의 역습에 빌미를 제공하는 슛 실패였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번번히 막혔다. 이정현이 매치업을 하다가 나중에는 김선형이 클락슨을 막았다.
하지만 클락슨은 서서히 몸이 풀렸다. 1쿼터 5분여가 지나자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패스는 날카로웠고, 드리블을 슬슬 치고 가다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한국에 밀리던 필리핀도 점수 차를 좁혔다.
2쿼터는 벤치에 머물렀던 클락슨은 곧바로 코트로 나섰다. 득점보다는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리는데 주력했다. 필리핀이 전세를 뒤집었다. 클락슨의 전반 기록은 4득점 1어시스트 1스틸 2리바운드였지만, 일부러 체력을 아끼는 듯했다. 지난 중국전 4쿼터에서 다리 경련이 일어났던 점이 골린 것일까.
그게 맞았다. 후반 들어서 미친 듯이 점수를 올리기 시작했다. 후반에만 21점을 넣었다. 특히 3쿼터 들어서는 위협적인 3점슛을 선보였다. 수비를 달고 원거리에서 던진 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한국은 필리핀에 8점 차까지 리드를 내줬다. 낙구 지점을 잘 포착한 리바운드도 돋보였다. 공을 툭툭 튀기며 한국 진영 쪽으로 들어오는 모습은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3쿼터 후반 2분여 남기고 한국이 외곽포를 앞세워 추격하자, 클락슨은 마음이 급해졌다. 한국 수비들이 두 세명씩 달라붙자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다. 3쿼터 종료 2분 정도를 남기고 자신이 범한 턴오버에는 공을 들고 하프라인까지 넘어가 심판에게 건넸다.
4쿼터는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한국에 역전을 허용하자 다시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도 어느 정도 클락슨에 대한 적응을 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래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한국이 점수를 벌려 달아나고, 경기가 끝나자 클락슨은 한국의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표정은 아쉬움이 진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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