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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투자로 대형 IB 도약"…5대 증권사, 5500억 쐈다
입력 2018-08-23 16:48  | 수정 2018-08-23 19:01
자기자본 4조원 이상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5500억원 규모 자기자본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투자는 단기매매 목적이 아닌 중장기 투자 자금이다.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해 확충된 자본을 사모투자펀드(PEF) 투자 등을 통해 적극 활용함으로써 이익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가장 많은 자본을 투자한 곳은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다.
23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국내 대형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이 올해 상반기 집행한 타 법인 투자금액은 총 5499억원에 달했다. 투자금액 중 계열사 증자 등은 제외한 순수한 투자금액만 집계한 결과다.
조사 대상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자기자본 8조1649억원), NH투자증권(4조8723억원), 삼성증권(4조5490억원), KB증권(4조3911억원), 한국투자증권(4조3104억원) 등 5곳이다.
이들 중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한 곳은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2831억원 규모 자기자본 투자를 단행했다. 뒤를 이어 NH투자증권(778억원), KB증권(728억원), 한국투자증권(639억원), 삼성증권(524억원) 순이다.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공들여 투자한 곳은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 PEF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운용하는 해당 PEF는 중국판 '우버'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에 투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PEF에 대한 투자를 적극 집행했다. 국내 최대 PEF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새로 선보이는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에도 270억원을 투자했다.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란 최근 대한항공 사태 등 기업의 오너십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악재가 터져 기업가치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때 투자해 이익을 얻는 펀드다. 해당 PEF에는 KB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155억원, 167억원을 투자했다. 이 밖에 미래에셋대우는 IBKS그린 PEF, 한컴-미래에셋 4차산업혁명 투자조합, JKL PEF 등 여러 PEF에도 투자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임석정 회장이 이끄는 SJL파트너스에 각각 382억원, 268억원을 투자했다. SJL파트너스가 설립한 펀드인 제네시스 PEF는 이들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셀트리온홀딩스에 자금 2000억원을 수혈해준 바 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대형 PEF운용사인 KKR에 10억원, 글로벌 지분투자 전문 PEF운용사인 디알(Dyal)에 6억원 등을 투자하며 글로벌 PEF 시장으로 투자 대상 다변화를 노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용평가사 나이스 지분 4.9%를 308억원에 투자해 이목을 끈다. 이 밖에 계열 운용사 한국투자파트너스가 4차 산업혁명 기업 투자를 목표로 설정한 리-업(Re-Up) 펀드에도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들이 늘어난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해 PEF 투자를 선호함에 따라 국내 PEF 시장 역시 활성화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선 자체 투자 기회와 더불어 PEF가 갖고 있는 투자 기회 역시 활용하며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PEF 투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PEF 투자 외에 기업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대한 투자인 이른바 '메자닌' 투자 기회도 적극 탐색하고 있다. 메자닌 투자는 채권 대비 높은 수익률을 가지면서 주식 투자 대비 낮은 위험을 가진 '중위험·중수익' 투자 수단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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